[시선뉴스 김현정] 대학가에서는 2학기 개강을 앞두고 어김없이 수강신청 대란이 일고 있다. 이미 우리에게는 너무나 익숙한 풍경이다. 한 학기의 생활이 달린 만큼 대학생들에게는 무엇보다 수강신청이 중요하다. 하지만 현실은 마우스 클릭 속도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전공, 교양을 막론하고 인기강좌는 불과 1초 만에 마감되기 때문에 먼저 강의를 선점하려는 대학생들의 경쟁이 정말 불꽃같다. 다른 학생보다 1초라도 빨리 시스템에 접속하기 위해 밤을 지새우면서까지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학생들이 다반사다.

▲ 한화그룹 페이스북에 올라온 화제의 '수강신청' 동영상 캡쳐

수강신청 기간만 되면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수강신청 성공하는 방법’이란 제목으로 신속한 서버 접속을 위해 '서버 오픈 3초전 로그인 시도', '시스템 창 2~3개 띄워놓기', '학교 전산실 컴퓨터 이용하기' 등 출처가 불분명한 '팁'들도 난무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일부 학생 사이에선 수강 신청권을 사고파는 '뒷거래' 등도 횡행하고 있다고 한다. '판매자'와 '구매자' 간 금전적 합의가 이뤄지면 서로 만나 강의 취소와 등록을 동시에 하는 식으로 이뤄지는데, 강의당 적게는 2만~3만 원에서 인기 높은 강의는 10만 원 이상을 호가하며 은밀하게 진행된다는 것이 대학생들의 공공연한 비밀이다.

그렇다면 학생들은 대체 왜 이렇게까지 수강신청에 열을 올리는 것일까. 과거에는 학생들이 많이 몰리는 교양과목을 제외한 전공 강의는 무난한 신청이 가능했지만, 최근 복수전공이 보편화되면서 늑장을 부리다가는 전공 필수도 수강을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수강신청이 이처럼 과열되다 보니 일부 대학에서는 학생들을 배려하기 위한 각종 방안을 도입하고 있다. 한남대의 경우 올해 처음 예비 수강신청제도인 '장바구니'를 도입해 학생들은 최대 12학점까지 이곳에 담아둔 뒤 본 신청 기간에 신속한 등록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또 일부 대학에서는 미리 수강인원을 파악해 알맞은 분반을 개설·충원하는 ‘수강신청 예약 및 대기제도’를 도입하기도 했다. 하지만 학생들이 대기제도를 믿고 새로운 시간표를 짰다가 대기인원미달이나 초과로 인해 분반개설이 되지 않을 경우 더 큰 문제가 생길 수도 있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대학생이 되어 스스로 듣고 싶은 강의를 선택할 수 있다는 기쁨도 잠시, 곧바로 좌절을 맛봐야만 하는 대학생들의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많은 학생들은 본인의 의사와는 전혀 상관없는 수업을 듣기 위해 ‘고액의 등록금’을 낸 것이 아니다.

무조건 ‘선착순제’를 따르기 보다는 보다 많은 학생들이 자신이 원하는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대학에선 대안 책을 마련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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