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박진아] 어떻게 이렇게까지 더울 수가 있을까. 불과 20여 년 전 필자 기억속의 날씨예보에서 빨간색 경보 색이 보인 것은 30도 정말로 심할 경우 32~33도 정도였다. 

경제발전의 영향도 있겠지만 집집마다 에어컨이 있는 것이 당연한 일이 아니었으며, 에어컨을 한 번 틀 때면 전기세가 많이 나오는 것은 아닌지 걱정을 하며 조심스럽게 작동했던 기억이 있다.

32~33도 정도만 되더라도 얼마나 좋을까. 요즘 사람들 입에서 나오는 말이다. 앞자리가 4로 바뀌는 온도가 우리를 위협하고, 믿기 힘들 정도로 더운 요즘의 더위는 말 그대로 ‘재난’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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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까지 더운 이유. 전문가들은 ‘열돔현상’을 꼽는다. 열돔현상은 대기권 중상층부터 돔 모양으로 발달한 ‘뜨거운 고기압’이 정체하는 현상이다. 지상 5∼7km 높이의 대기권 중상층에 발달한 고기압이 정체하거나 아주 서서히 움직이면서 뜨거운 공기를 지면에 가둬 더위가 심해지는 현상이다. 

고기압에서 내려오는 뜨거운 공기가 마치 돔(반구형 지붕)에 갇힌 듯 지면을 둘러싸기 때문에 열돔으로 불리는데, 열돔 현상은 미국과 아시아 등 중위도에서 주로 발생한다. 또한 이 현상이 생기면 예년보다 5∼10도 이상 기온이 높은 날이 며칠 동안 이어진다.

이런 더위는 사실 우리나라에서만 발생하는 현상은 아니다. 북반구를 강타한 ‘열돔’ 현상으로 핀란드, 노르웨이, 라트비아 등 북유럽 지역에서도 크고 작은 화재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미국 중서부 지역의 경우 옥수수 농사를 주로 짓는데, 옥수수가 수분을 대기로 내보내 습도가 무척 높은 상황을 의미하는 '콘 스웨트'(corn sweat) 현상과 열돔이 결합하면서 상상할 수 없는 더위를 느끼게 해주고 있다. 

또한 스웨덴의 경우. 35도가 넘는 고온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며 2018년 7월 18일 시작된 산불 일부가 여전히 진압되지 않고 있다. 스웨덴은 지난 5월부터 전례 없는 가뭄에 시달리고 있으며 이탈리아·독일·프랑스 등 이웃 나라에서 비행기와 차량을 동원해 수습을 돕고 있으나 기온이 다시 치솟기 시작하면서 시간과의 싸움을 벌이고 있다. 스웨덴은 이미 2만5000㏊의 삼림이 불에 탔거나 타고 있다. 이는 프랑스 파리 면적의 2배 규모다.

열돔현상이 부정적인 상황으로 받아들여지는 이유는 앞으로도 이런 현상은 매년 지속될 것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지구 온난화 현상이 심각해지고 더운 열이 빠져나가지 않는다면 앞으로의 더위는 지금의 더위와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가 된다고 한다.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열린 '폭염 진단 및 대응 방안 마련을 위한 폭염 포럼'의 기조발표를 맡았던 변 연구과장은 실제로 2030년이 되면 지금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의 더위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알렸다. 재난급으로 다가온 여름더위. 우리는 과연 해결책을 강구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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