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박진아, 정지원] 최근 유튜브나 아프리카 등 1인 미디어 콘텐츠의 구독자 수가 몇 십만에서 몇 백만에 달하기도 하는 등 그 인기가 치솟고 있다. 이에 따라 먹방에서부터 영화 소개, 뷰티유튜버까지 등장했다. 그리고 이제는 상품을 대량으로 구매해 설명하고 소개하는 ‘하울’ 영상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하울(haul)은 ‘끌어당기다’ 또는 ‘많은 양’이라는 뜻으로 특정 물건을 대량으로 구매한 뒤 인터넷 방송을 통해 물건을 개봉하고 품평하는 내용을 담은 영상을 말한다. 미국에서 2007년 전자제품을 개봉하는 영상을 시작으로 ‘하울’ 열풍이 시작되었고, 2010년 미국의 패션 디자이너 제프리 스타가 유튜브에 처음 명품 하울 영상을 올린 것이 화제가 되어 유행으로 자리 잡았다. 주로 명품을 소개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명품 하울’, ‘럭셔리 하울’, ‘화장품 하울’이라는 말이 붙어 사용되고 있다.

[출처_ pixabay]

하울은 최근 유행하고 있는 ‘언박싱(unboxing)’과 비슷해 더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언박싱은 ‘포장을 푼다’는 뜻으로 흔히 전자제품의 포장을 풀고 평가하는 영상을 말한다. 즉 하울 영상과 언박싱 모두 새로 산 물건을 개봉, 설명하며 평가를 담는 점이 비슷하다. 하지만 하울 영상은 물건을 대량으로 사들인 후 보여준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하울 영상을 보려고 하는 걸까. 하울 영상은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인기가 있다. 하울을 보는 사람은 자신이 사지 못하는 명품을 대량으로 구매해 품평하는 것을 보면서 짧은 시간이지만 마치 자신이 명품을 구매한 것 같은 기분을 느끼는 것이다.

또한 하울 영상은 쉽게 구매할 수 없는 값비싼 물건들을 직접 사용해보면서 느낀 정보를 준다는 점에서 유용하게 평가되기도 한다. 게다가 대량으로 물건들을 품평하기 때문에 명품들 간에 비교가 가능하다는 점도 장점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하울 영상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과소비를 조장할 뿐 아니라 쉽게 명품을 사들이는 모습에서 ‘돈이면 다 된다’는 식의 물질 만능주의를 조장하기도 한다는 이유다. 그래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하고 자신의 부나 욕구를 지나치게 자랑하기 위한 영상이라는 비판도 받는다.

남에게 보여주고 또 보여지는 것에 민감한 현대인들에게 있어 하울은 욕구를 소비하는 해소제의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이것이 지나칠 경우 즐기는 것을 넘어 ‘탐닉물’의 일종이 될 수도 있다.

현대인들은 다양한 선택과 많은 정보에 노출되고 있다. 그러나 쏟아지는 정보의 양 만큼, 현명한 생각과 선택을 할 때 소비자를 위한 더 스마트한 상품들이 출시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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