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병용 / 디자인 이정선] 얼마 전 JTBC 강지영 아나운서가 뉴스를 진행하는 자리에서 안경을 쓰고 나타나 세간에 주목을 받았다. 이어 MBC 임현주 아나운서가 지상파 정식 뉴스로는 여성 최초로 안경을 쓰고 뉴스를 진행해 화제가 되었다. 이는 그동안 여자 아나운서는 뉴스를 진행할 때 안경을 쓰지 않는다는 불문율이 존재했고, 이들이 이러한 금기를 깼기 때문이다. 

이처럼 여성들을 억압하던 기존의 관습을 깨부수고 이로부터 해방하려는 운동을 ‘탈코르셋’ 운동이라 한다. 다시 말해 신체를 강제로 보정하는 속옷인 코르셋에서 벗어난다는 뜻으로, 세상과 타인의 시선을 의식해 억지로 자신을 꾸미던 것들로부터 벗어나 외모 등을 꾸미지 않을 것을 주장하는 사회적 운동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코르셋이란 중세시대 유럽의 여성들이 드레스 안에 착용하던 보정속옷이다. 이러한 코르셋은 여성들의 허리와 배를 압박해 날씬하게 만들어주었는데, 그 압박이 심해 내장이 뒤틀리고 파괴되는 사례도 많았다고 전해진다. 이 때문에 코르셋은 여성을 압박하는 물건의 상징이 되었다. 

최근 여성들 사이에서 이러한 코르셋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탈코르셋’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여성들은 자신의 SNS를 통해 화장품을 부수거나 화장을 하지 않은 이른바 ‘민낯’ 사진을 올리며 ‘탈코르셋’을 주장하고 있다. 더 이상 사회에 의해 강요된 아름다움이나 억눌린 여성성에 억압받지 않겠다는 뜻이다. 

실제로 여성의 외모를 압박하는 사례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얼마 전 서울의 한 대학병원이 직원의 용모 매뉴얼을 내부적으로 검토하다가 내부의 반발을 사며 결국 취소했다는 이야기가 대표적이다. 당시 문제가 된 직원 용모 매뉴얼에는 여성들의 화장 규정에 대해 자세히 규정되어 있었다. 이 외에도 승무원 등 다양한 업계에서 암묵적으로 여성들의 외모를 규정하고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이러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여성들은 외모를 꾸며야 한다는 강한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었고, 이제 사회의 억압에서 벗어나 자신들의 인권을 위한 움직임을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탈코르셋’ 운동 대한 반발도 상당하다. 그리고 주목할 만한 점은 반발의 주체가 여성들이라는 점이다. 이들은 본인이 예뻐 보이고 싶어 하는 화장을 타인을 위함이라고 주장하며 억지로 하지 못하게 조장하는 것 자체가 또 다른 억압이라고 주장한다. 꾸미는 것 자체를 좋아하는 여성들에게 코르셋을 입는다며 지적하는 분위기에 반발하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미투 운동’ 등 여성들의 인권을 향상하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탈코르셋’ 운동 또한 억압받는 여성들의 인권을 되찾기 위한 움직임으로 현시대를 대변하는 운동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자신들과 생각이 다른 여성들을 억압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탈코르셋’ 운동의 목적은 ‘타인’의 기준에 맞추며 살지 않고 ‘자신’의 있는 모습 그대로를 사랑하자는 목적으로 시작되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탈코르셋’ 운동으로 인해 차별받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도록 주의해야한다. ‘탈코르셋’ 운동이 다양성을 인정하는 건전한 방향으로 여성들의 인권 회복을 위한 운동이 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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