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심재민, 정지원 / 디자인 최지민] “왜 예쁜 날 두고 가시나~ 날 두고 떠나가시나” 작년 여름 히트를 했던 가수 선미의 노래 <가시나>의 가사 중 일부이다. 떠나가는 연인에게 왜 ‘가시나’하고 호소하는 내용인데 경상도 사람이라면 이 노래 제목을 보고 ‘가시나’가 경상도에서 사용하는 그 ‘가시나’인가 하고 생각한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찾아보았다. ‘가시나’의 유래. 

‘가시나’라는 말의 유래에 대해서는 두 가지 설이 있다. 첫 번째 설은 ‘가시나’가 신라의 화랑제도에서 유래되었다는 것이다. 신라시대에는 화랑을 ‘가시나’라고 했다. 

화랑의 글자 하나하나를 분리해보면 우선 ‘화’는 한자로 花, 꽃을 뜻하는데 옛말에는 꽃을 ‘가시’라고 했다. 그리고 ‘랑’의 한자 표기는 郞으로 무리를 뜻하는데, ‘무리’라는 말을 옛날에는 ‘나’라고 표기했다. 따라서 화랑의 의미를 보면 화=‘꽃,’ 랑=‘무리’, 즉 꽃무리라는 뜻이다.

또한 신라시대의 화랑은 처음에는 처녀들을 중심으로 조직되었다고 하여 ‘가시나’가 처녀를 의미한다는 설에 힘을 더하고 있다. 기록에 따르면 이후에는 15세기까지 ‘가시나’가 ‘아내’라는 뜻으로 쓰였고 여기에서 부부를 가리키는 ‘가시버시’라는 말도 나왔다.

‘가시나’에 대한 또 다른 설에 따르면 ‘가시나’의 옛말이 ‘가시나ㅎㆍㅣ’라는 것이다. 여기서 ‘가시’는 아내를 뜻하고 ‘나ㅎㆍㅣ’는 아이를 뜻한다. 말을 풀어보면 ‘아내로 태어난 아이’라는 뜻이 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가시나’에 대한 두 가지의 설이 있는데 아직까지 ‘설’로 존재하는 만큼 어느 것이 더 사실과 가까운지 그 근거를 찾기는 어렵다. 다만 현대 국어 사용법에서는 ‘가시나’를 계집아이라는 뜻으로 많이 사용하고 있어서 두 번째 설이 더 일반화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첫 번째 설처럼 ‘가시나’를 화랑, 즉 꽃의 무리라는 의미로 사용한 경우로는 바로 앞에서 언급한 노래 <가시나>이다. 가사 중에서 ‘꽃같이 살래 나답게’라는 부분은 바로 이 뜻을 인용한 것이다. 

여성에 대한 비속어로 오인 받는 가시나. 하지만 어원을 찾아보면 꽃을 의미하기도 하는 아름다운 말이기도 하다. 알고 보면 더 깊은 뜻을 가지고 있는 우리의 말들. 그 어원을 찾으면 미처 알지 못했던 재미난 뜻들이 숨겨져 있을 것이다.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