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병용] 지난 2017년 4월, 북한 평양에 세계 외신 기자들이 모였다. 이들이 평양에 모인 까닭은 ‘여명거리 준공식’을 보기 위해서였다. ‘여명거리‘는 북한의 국책 사업의 일환으로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준공식에 직접 참석해 화제가 되었다. 

당시 북한은 여명거리를 조성하면서 70층짜리 고층 주상복합 건물 등을 착공 1년 만에 공사를 마무리했다고 알려 세상을 놀라게 했다. 이와 동시에 북한이 무슨 돈으로 여명거리를 조성했냐는 의문이 제기되었다. 이에 전문가들은 ‘돈주’의 자본이 투입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여명거리 아파트_위키피디아]

돈주는 전주(錢主)의 북한식 용어로 외국인을 대상으로 무역 등을 통해 부를 축적한 북한의 신흥 부유층을 말한다. 이들은 고리대금업으로 시작해 현재 제조업, 부동산, 고용 시장 등 북한 사회 전반에 걸쳐 관여하고 있으며, 각종 이권 사업에 투자해 여유 자금을 축적한다. 

돈주의 등장 배경에는 북한의 ‘장마당’이라는 시장이 있다. 과거 사회주의 배급체계의 북한에는 본래 시장이라는 것이 없었다. 하지만 김일성 주석의 사망과 소련의 붕괴 등이 겹쳐 북한의 배급망이 붕괴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당시 배급제가 무너지면서 엄청난 수의 아사자가 생겨나자, 사람들은 먹고살기 위해 가진 것들을 팔아 식량을 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러한 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장마당이 형성되게 된 것이다.

장마당에서 물건을 사고팔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사람들은 시장 경제의 흐름과 돈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고, 장마당에는 돈을 구하려는 사람들로 넘쳐나게 되었다. 이러한 북한식 자본주의는 자연스레 거대한 불법 사금융을 낳았고, 이는 곧 돈주의 등장을 알리게 되었다.

과거 돈주에 대한 북한의 인식은 매우 부정적이었다. 고리대금업이나 밀수업 등과 같은 행위를 자본주의 요소로 간주해 금지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북한이 지난 2014년 개인의 기업투자를 합법화하면서 돈주들이 북한 경제의 핵심으로 자리 잡자 그 인식이 변화하기 시작하였다.

특히 돈주는 북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는 평가와 동시에 북한 사회에 변화를 유도하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돈주와 같은 북한 내 부유층을 위한 오락 시설과 레저 공간이 생겨나면서 북한의 여가 개념이 선진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돈주는 ‘북한의 경제를 운영한다’는 말이 생길 정도로 막대한 자본력으로 북한의 산업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따라 북한 사람들의 생활도 바뀌고 있다. 북한의 신흥 부유층으로 두각을 드러낸 돈주가 앞으로 북한에 어떤 변화의 바람을 불러올지 변화하는 국제정세만큼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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