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 어린 시절 삼촌의 방에서 ‘록키’라는 소설을 읽었다. 그 소설은 동명의 영화를 소설화 한 것으로 과거의 책답게 세로로 읽어야 하는 작품이었다. 그리고 그 책의 머리말에는 해당 영화가 주연 배우인 실베스타 스탤론이 직접 각본을 쓴 것이라는 구절을 읽었다. 그렇게 실베스타 스탤론은 각본가이자 배우로서 나에게 각인되었다. 실베스타 스탤론은 어떤 배우일까? 

영화 록키

실베스타 스탤론은 이탈리아계 배우로 태어날 때 의료사고로 인해 언어 장애와 안면신경마비를 얻었다. 배우로서는 치명적인 장애를 안게 된 것이다. 또한 의 굵은 이미지는 당시 젠틀한 배우를 선호했던 할리우드에서는 그다지 선호하는 이미지가 아니었기에 꽤 오랜 시간을 무명배우 활동해야 했다. 

오랜 무명시간을 거치며 그는 거의 희망을 잃고 있었다. 그러다 그는 시나리오에 대한 독학을 하게 되고 무하마드 알리와 무명복서인 척 웨프너의 경기를 보고 영감을 받아 ‘록키’ 시나리오를 완성하게 된다. 

영화 록키 시리즈

이 시나리오는 여러 제작사에서 러브콜을 받았는데 스탤론은 자신이 주연과 감독 모두 할 수 있게 해달라는 조건을 걸었다. 이 때문에 여러 제작사들은 난색을 표했고 이 시나리오는 반년 정도 표류하다 유나이티드 아티스트사에서 주연은 스탤론이, 감독은 제작사가 제시하는 사람이 하기로 하고 1976년 개봉되었다.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많은 공감을 얻은 이 작품은 엄청난 인기를 끌었고 실베스타 스탤론은 최고의 남성 배우의 반열에 오르게 된다. 또한 록키는 아카데미 감독상과 작품상, 편집상을 수상하며 작품성도 인정을 받게 된다.

영화 람보 시리즈

그리고 1982년에는 베트남 전쟁 귀환병의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소재로 한 영화 ‘퍼스트 블러드’ (국내명 람보) 역시 각본을 쓰고 주연으로 출연해 엄청난 흥행과 호평을 받아 그의 위상을 더욱 높게 하였다.

‘록키’와 ‘람보’라는 캐릭터는 미국 사회에서 소외된 층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냈지만 이후 정권이 바뀌자 미국은 ‘강한 미국’을 내세우고자 했다. 그리하여 록키와 람보의 후속편들은 원래의 주제와는 다르게 단순한 액션 영화가 되어 버렸고 실베스타 스탤론은 마초성이 강한 육체파 배우로 인식되어 버리게 된다. 

영화 오버 더 톱

실베스타 스탤론은 이런 이미지를 지우기 위해 ‘오버 더 톱 (1987)’, ‘탈옥 (1989)’, ‘엄마는 해결사 (1991)’ 등 드라마나 코미디 등 다양한 장르에 출연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1993년 자신이 각본을 쓰고 주연을 맡은 산악 영화 클리프 행어(1993)가 또다시 흥행을 하며 스탤론은 자신의 능력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그러나 ‘데몰리션 맨(1993)’, ‘져지드레드(1995)’ 등 대대적인 투자를 받은 미래 물 영화들이 B급 수준 이하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그의 위상이 흔들렸고 은퇴한 소방관의 얘기를 담은 ‘데이라잇(1996)’, ‘캅 랜드(1997)’에서는 좋은 연기를 했다는 평은 받았지만 결과는 소소했다. 

영화 록키 발보아

그 후 이렇다 할 흥행작이 없이 2000년 초반을 보낸 그는 2006년 록키의 마지막 시리즈이자 1편의 계보를 잇는 ‘록키 발보아’를 선보였다. 실베스타 스탤론은 이 작품에서 주연과 기획, 감독과 각본 모두를 맡아 엄청난 호평과 흥행을 기록하며 그의 록키 인생을 마무리 지었다. 마찬가지로 그는 람보 4를 2008년에 내놓았으나 람보는 록키와 같이 흥행하지는 못하는 씁쓸한 결과를 보이고 말았다.

영화 익스펜더블 시리즈

자신의 작품들을 마무리 한 스탤론은 자신의 나이를 고려한 작품을 내놓기 시작한다. 2010년 자신이 각본과 주연, 감독을 한 익스펜더블은 90년대 액션스타들을 총망라한 종합선물세트로서 그 시대의 팬들을 모두 흡수하며 크게 흥행하게 된다.

실베스타 스탤론은 현재 71세이다. 그는 현재 간간히 작품에 얼굴을 비추는 등의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혈기 왕성하게 연기와 제작활동을 하고 있다. 이탈리안 종마로 불리며 남성적인 매력을 뽐내던 실베스타 스탤론. 세월을 이길 수 있는 사람은 없지만 그는 여전히 엄청난 자기관리를 통해 멋진 모습을 보일 수 있는 배우다. 그의 새로운 작품이 여전히 기다려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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