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병용 / 디자인 김미양] 오랜 기간 거짓말을 연구해온 미국 매사추세츠 주립대학(University of Massachusetts)의 심리학자 로버트 펠드먼에 의하면 사람들 중 60%는 10분의 대화 동안 한 번 이상의 거짓말을 한다고 한다. 이는 거짓말이 우리 삶에 밀접한 관계를 지닌 것을 암시한다.

이처럼 우리는 모두 거짓말을 하며 살아갈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잦은 거짓말로 인해 진실과 거짓 사이를 구분하지 못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러한 증상을 흔히 허언증이라 한다.

허언증이란 거짓말을 하는 행위를 말한다. 따라서 우리가 흔히 허언증이라고 하는 것은 사실 공상 허언증을 말한다. 공상 허언증이란 존재하지 않는 일을 마치 사실처럼 만들어 거짓을 말하거나 실제 있었던 일에 자신의 공상을 덧붙여 왜곡하는 것을 말한다. 즉, 자신이 만든 거짓말을 실제처럼 그대로 믿는 것이다.

이러한 공상 허언증에는 여러 종류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중 가장 빈번하게 나타나는 증상은 리플리 증후군이다.

리플리 증후군이란 현실 세계를 부정하고 자신이 만들어 낸 허구의 세계만을 진실로 믿으며 거짓된 말과 행동을 상습적으로 반복하는 인격장애를 말한다. 일반적인 거짓말쟁이와는 달리 리플리 증후군 증상을 앓는 사람은 자신의 거짓말을 완전한 진실로 믿는다.

리플리 증후군의 대표적인 사례는 지난 2014년 SBS 시사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알려진 ‘신입생 엑스맨’ 사건이다. ‘신입생 엑스맨’이란 6년간 48개의 대학교에서 신입생인 것처럼 행동한 남자의 이야기이다.

그는 다른 학생의 이름을 도용하는 범죄를 저지르면서 신입생 행세를 했고 신입생인 척 학교 사람들과 친해져 돈을 빌리고는 잠적하여 피해를 주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에 그는 명문대를 다닌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 바라보는 시선이 좋아서 가짜 신입생 행세를 지속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처럼 리플리 증후군은 욕구 불만족과 열등감에 시달리는 사람이 이를 벗어나기 위해 상습적인 거짓말을 하게 되고 결국에는 이를 진실로 믿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거짓말이 단순한 거짓말로 끝나지 않고 타인에게 심각한 금전적, 정신적 피해를 줄 수도 있다.

한편, 공상 허언증의 다른 종류로 뮌하우젠 증후군이 있다. 뮌하우젠 증후군이란 타인의 사랑과 관심, 동정심 등을 유발하기 위해 자신의 상황을 과장하거나 꾀병을 부리는 허언증의 일종이다.

이러한 경우 단순한 거짓말을 넘어 자해까지 진행되는 경우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허언증은 대인관계 또는 사회적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현실이 암울하다고 생각되더라도 이를 벗어나기 위해 달콤한 거짓말에 의존하기보다는 현실 속 자신의 삶을 살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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