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병용 / 디자인 최지민] ‘ㅇㄱㄹㅇ(’이거레알‘이라는 신조어의 초성만 쓰는 것으로 ’이거 진짜 사실이다‘라는 뜻)’, ‘이거 실화냐?’ 등의 신조어가 자연스레 우리의 언어 속에 스며들었다. 이러한 신조어를 통해 알 수 있듯 우리는 정보의 범람 속 ’사실’을 갈구하고 강조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리고 이를 대변이라도 하는듯한 새로운 신조어가 있다. 바로 ‘팩트광’이다.

‘팩트광’이란 Fact(사실)와 광(狂, 열광하다)의 합성어로 사실에 열광하는 이들을 칭하는 단어이다. 이들은 백 가지 정보보다 한 가지 사실에 더욱 열광한다. 또한 이들은 소비자로서 단순히 정보를 접하는 것을 넘어 해당 정보를 의심하며 스스로 진짜 팩트를 찾아내어 서로 간의 소통을 이룬다. 

팩트광이 등장하게 된 계기는 넘쳐나는 정보와 관계가 있다. 인터넷이 발전함에 따라 수많은 온라인 매체가 등장하게 되었고, 우리는 이들이 쏟아내는 다량의 정보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었다. 하지만 문제는 이들이 제공하는 모든 정보가 사실인 것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거짓 정보들은 대중에게 혼란을 주고 왜곡된 이미지를 심어준다. 가령 선거기간이 다가올 때 특정 후보를 비방하기 위한 가짜뉴스가 등장해 대중을 혼란에 빠트리는 것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어느 한 매체가 청와대 직원 500명이 탄저균 예방접종을 했다는 가짜뉴스를 보도해 청와대가 직접 해명하며 해당 매체를 상대로 법적 조치를 취할 것임을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불확실한 정보에 지친 사람들은 더 이상 넘쳐나는 정보를 무작정 받아들이는 것을 거부하기 시작했다. 오히려 정보에 대한 신중함을 더하여 자신들이 직접 정보를 찾아 나서는 팩트광으로 변화했다. 

이들은 자신들이 직접 조사한 확실한 정보를 기반으로 네티즌에게 사실을 전달하고 소통한다. 나아가 ‘세줄 요약’ 등으로 정보를 이해하기 쉽고 보기 좋게 정리하기도 한다. 또한 이들은 자신들이 직접 찾아낸 정보를 공유하여 사회 문제에 직접 참여하기도 한다.

팩트광이 사회에 기여한 대표적 사례는 지난해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청문회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당시 실시간으로 진행된 청문회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김기춘 전 비서실장의 증언을 들은 네티즌들이 온라인 속 방대한 정보를 추적하여 그의 증언이 거짓임을 시사하는 자료를 의원에게 전달하여 화제가 됐었다.

현대 사회에서 정보는 재력이나 권력으로 이어질 수 있는 힘을 지닌 만큼, 정확성이 보장된 정보에 대한 요구가 늘어나고 있다. 팩트광은 이러한 시대의 흐름 속에서 탄생한 자연스러운 집단으로 볼 수 있다.

팩트광은 진실을 찾는 과정에서 자신의 가치관을 정립하고 사회 변화를 위한 활동에 직접 참여하는 등 혼란한 국내 사회를 안정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단순히 정보를 받아들이는 것을 넘어 진실을 탐구하는 팩트광. 앞으로 이들이 사회에 어떤 변화를 안겨다 줄지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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