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태웅] 2차 대전을 종결시킨 히로시마 원자폭탄부터 북한의 핵실험까지. 인간의 역사와 핵은 악연인 동시에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었다. 그렇다면 핵 역사의 시작은 무엇일까. 핵 역사의 시작을 알린 ‘시카고 파일’을 소개한다. 

미국 일리노이 주에 위치한 시카고 대학교에는 조각상이 하나 세워져 있다. 이것은 바로 이탈리아 물리학자 엔리코 페르미(Enrico Fermi)교수가 발명한 세계 최초의 원자로 ‘시카고 파일 1호(Chicago Pile-1)’ 기념상이다.

[사진_Wikimedia Commons]

1차 대전이 끝난 후 전 세계는 이른바 냉전체제에 있었다. 그 가운데 세계 각국은 원자폭탄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었는데, 그 이유는 원자폭탄을 먼저 개발하게 되면 군사적으로 월등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는 상황이 되기 때문이었다. 

그러던 중 1938년 독일의 한 실험실에서 오토 한과 프리츠 슈트라스만이 진행한 우라늄 원자핵 분열이 성공하면서, 독일이 원자폭탄 개발에 한걸음 더 나아가게 된다. 그리고 독일이 원자폭탄을 개발 중이라는 소식은 독일 내 과학자들로부터 미국으로 전해졌다. 

특히 원자폭탄의 위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던 헝가리 출신 과학자 레오 스릴라드 박사는 아인슈타인에게 미국 대통령에게 이 사실을 편지로 전달해달라고 설득하고, 결국 아인슈타인의 편지는 당시 미국 대통령인 루즈벨트 대통령에까지 가게 된다. 아인슈타인의 편지를 읽은 루즈벨트는 바로 그 날 저녁 원자핵관련 위원회를 설치하고, 본격적으로 원자 폭탄 연구를 시작했다. 

이후 이탈리아 출신 페르미 교수가 미국으로 망명해, 여러 과학자들과 함께 원자로 실험을 계획한다. 연구팀은 곧바로 시카고 대학교 스쿼시 코트에 ‘시카고 파일1’이라는 이름의 원자로를 만들고 우라늄 핵분열 연쇄반응을 연구했다.

그리고 결국 1942년 12월 2일 연구팀을 비롯한 많은 과학자들이 보는 가운데, 이들은 느린중성자가 우라늄 원자에 충돌해 연쇄반응을 일으키며 에너지를 지속적으로 방출하는 과정을 확인한다.

이날의 실험은 훗날 미국의 핵무기 개발계획인 이른바 ‘맨해튼 프로젝트’를 현실화시킨 중요한 사건이었다. 그리고 3년 뒤인 1945년, 미국은 원자폭탄을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하면서 제2차 세계대전을 종결시켰다.

기본적으로 원자폭탄, 핵과 같은 무기들은 이미 전쟁을 통해 그 위력이 증명됐다. 때문에 전쟁이후 각국은 NPT(비확산 조약)을 통해 더 이상 핵 개발을 금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북한을 비롯한 일부 국가에서 핵개발이 암암리 진행되는 상황. 더 이상 ‘시카고 파일’은 승전의 의미가 아닌, 전쟁의 비극과 평화의 중요성의 의미로 받아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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