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지영 / 디자인 정현국] 2017년 8월, 아메리카 대륙을 가로지른 개기일식(달이 태양을 가리는 현상)이 당시 미국 전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이는 99년 만에 일어난 대륙의 해안에서 해안으로 이어지는 개기일식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2018년에는 3년 만에 달이 지구의 그림자에 완전히 가려지는 개기월식이 1월과 7월 두 번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우리가 월식과 일식의 천문현상을 언제 일어날지 예측할 수 있는 것은 ‘사로스 주기’덕분이다. 사로스 주기는 태양과 지구, 달의 위치가 반복되는 주기를 뜻한다.

사로스 주기는 기원전 6~7세기경에 고대 바빌로니아의 칼데아인들이 알아내었다. 사로스 주기는 몇 개의 삭망월 일수와 몇 개의 교점월 일수가 거의 같으면 그 일수마다 일식과 월식이 일어나는 것을 말한다. 이 명칭은 17세기말 천문학자 ‘헬리’에 의해 명명되었는데 ‘사로스’는 반복의 의미를 갖고 있다.

사로스 주기를 이해하기 위해 먼저 삭망월 일수에 대해 설명하자면 지구와 달의 운동에서 달과 태양이 같은 방향에 있을 때를 ‘삭(朔)’이라고 한다. ‘망(望)’은 달과 태양이 지구를 중심으로 반대방향에 있을 때를 일컫는다. 그리고 달이 삭에서 다음 삭에 이르기까지 혹은 망에서 다음 망에 이르기까지의 평균길이인 29.530588일을 삭망월이라고 하는 것이다.

교점월은 달의 궤도면과 태양이 다니는 길인 ‘황도(黃道)’면이 교차하는 교점으로 한 바퀴를 돌아서 같은 교점에 오기까지의 일수를 1교점월이라고 한다. 이때 1교점월 일수는 27.212일이다.

이를 통해 칼데아인들은 일식과 월식이 18년 11일, 약 6585일 만에 반복된다는 것을 알아내었다. 이 1주기 동안 월식은 29회, 일식은 41회 일어난다.

즉 만약 사로스 주기가 정확하다면 6585일이 경과한 후에는 동일한 위치와 시간에 똑같은 월식을 관찰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동일한 시간과 위치에 월식을 관찰할 수 없다. 이는 삭망월이 6585일에 비해 0.32일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약 8시간만큼 현상이 늦게 일어난다. 이때 지구는 8시간 동안 약 120도 자전하는데 이로 인해 다음 월식이 일어나는 위치는 동쪽으로 120도 옮겨지게 된다. 그리고 3사로스 주기가 지나면 원래 지점에서 동일하게 월식이 일어난다.

이 모든 과학적 사실은 일찍이 기원전 6세기경에 고대인들에 의해 발견되었다. 과학현상을 몰랐을 때 고대인들에게 일식과 월식은 해와 달이 없어지는 것으로 큰 두려움으로 느껴졌을 것이다. 이 두려움을 없애기 위해서 천문현상을 관찰하기 시작했다고 해도 고대에 일식과 월식의 주기를 찾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작업이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현상을 발견해낸 고대인들의 지혜가 놀라울 따름이다. 올해 있을 개기월식을 보게 된다면 고대인들이 노력으로 알아낸 신비한 과학적 사실도 한 번 되뇌어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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