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태웅 / 디자인 정현국] 오늘날 기업들의 경쟁에서는 영원한 강자도 약자도 없어 보인다. 우리들에게 익숙했던 기업들조차도 새로운 흐름에 적응 못하고 사라지는 일이 파다하다. 기업들은 경쟁에서의 생존방법으로 ‘파괴적 혁신’을 강조하고 있다.

파괴적혁신이란 미국의 경영학자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교수가 1997년 저서 《혁신 기업의 딜레마》를 통해 이 개념을 처음 소개했다. 그에 따르면 기업의 혁신에는 존속적 혁신과 파괴적 혁신이 있는데, 먼저 존속적 혁신은 기존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보다 높은 가격에 제공하는 장식의 혁신을 말한다.

반면 파괴적 혁신은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제품에 비해 단순하고 저렴한 제품으로 시장의 밑바닥을 공략해 빠르게 시장을 장악하는 방식의 혁신을 말한다. 시장에 따라서는 이 혁신으로 인해 기존의 시장이 파괴되고 새로운 시장이 형성되기도 한다.

물론 어떤 분야에 있는 기업이냐에 따라 존속적 혁신과 파괴적 혁신의 취사선택은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사업 간의 ‘융합’이 키워드인 4차 산업혁명이 다가 온 가운데, 이제는 어떤 분야의 기업도 경쟁에서 살아남을 거라곤 장담할 수 없다.

살아남지 못한 예로 필름회사 코닥이 있다. 코닥은 당시 업계 최초로 디지털 카메라를 만들었다. 하지만 성능이나 수익성 면에서 모두 필름에 비해 부족했기 때문에 코닥은 디지털 카메라 시장에 진입하지 않았다.

그 결과 타 기업들에 의해 디지털카메라의 성능은 크게 발전했고, 필름시장은 거의 사라져 버렸다. 만약 코닥이 디지털카메라 시장에 뛰어들며 파괴적혁신을 했다면 뛰어들었다면 어땠을까?

한편 파괴적 혁신을 통해 밀렸던 위치를 되찾은 사례도 있다. 80년대 닌텐도는 일본과 미국에서 크게 게임업계의 리더였다. 하지만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과 마이크로소프트의 XBOX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단순한 제품이었던 닌텐도DS와 닌텐도 WII를 통해 다시금 업계정상의 위치를 탈환 했다.

하지만 파괴적 혁신이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니다. 크리스텐센 교수는 일본, 한국, 중국을 예로 들며 “일본의 토요타와 소니와 같은 기업들은 파괴적혁신을 통해 미국 기업들을 추월했다. 소형차와 트랜지스터 라디오가 대표적일 것이다. 그러나 한국이 이와 같은 방법으로 일본 산업을 공략했고 이제는 중국기업들이 저가제품으로 위협하고 있다.”며 파괴적 혁신의 순환을 설명했다.

이처럼 파괴적 혁신은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완벽한 대안책은 아니다. 무엇보다 유명 기업들에게 필요한 건 계속해서 변하는 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소비자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다. 너무 앞서나간 기술과 가격을 지양하고 동시에 저가 제품으로 유혹하는 단기적인 전략도 지양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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