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병용] 세계인의 축제 동계올림픽이 다가오고 있다. 특히 이번 동계 올림픽은 평창에서 개최가 확정돼 국내에서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북한의 핵 도발과 같은 위협적인 행동들이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켜 안정적인 올림픽 운영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이에 불안을 안정시키려는 유엔은 지난 11월, 역대 최다 개국이 참여한 157개국과 공동으로 ‘휴전결의안’을 채택했다.

휴전결의란 올림픽 기간에 전 세계의 분쟁을 중단하자는 유엔 총회의 결의안이다. 유엔의 휴전결의안 채택은 각 하계, 동계 올림픽에 앞서 2년마다 관례처럼 이어져 오는 것으로, 이번 휴전결의의 공식 명칭은 ‘올림픽 이상과 스포츠를 통한 평화롭고 더 나은 세계 건설’이다. 그리고 이를 두고 ‘신성한 휴전’을 상징하는 ‘에케케이리아(Ekecheiria)’라고 부르기도 한다.

[에케케이리아_픽사베이]

‘에케케이리아’라는 용어의 기원은 고대 올림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기원전 776년 시작된 것으로 전해지는 고대 올림픽은 초기에는 제우스신을 숭배하기 위해 마련된 소규모 지역 축제였다. 이후 올림픽 종목이 늘어나고 참가 도시의 수가 증가하면서 그리스 민족 전체를 위한 행사로 발전했다. 

하지만 행사의 규모가 커지면서 문제점도 드러났다. 행사 기간에 발생하는 전쟁 때문에 참가 선수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었던 것이다. 결국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올림픽에 참가하는 국가들은 행사를 전후로 모든 싸움을 중단하기로 약속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그리스어로 ‘무기를 내려놓다’라는 뜻을 가진 신성한 휴전, 에케케이리아의 시작이다. 

이후 1993년, 유고연방(유고슬라비아 사회주의 연방공화국) 해체 과정에서 발생한 인종 학살인 보스니아 내전을 계기로 ‘올림픽 휴전협정’이 공식 제도화됨에 따라 에케케이리아 정신이 재조명받기 시작했다. 

2013년 10월, 유엔 총회에서 첫 올림픽 휴전을 제도화했지만 실제로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첫 결의 후 다음 해인 1994년 노르웨이 릴레함메르 동계 올림픽이 열린 당해에는 보스니아의 수도 사라예보에서 발생한 대규모 폭격으로 민간이 수십 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이후로도 유엔은 하계, 동계 올림픽이 개최될 때마다 휴전을 결의했지만, 크고 작은 사건은 끊이지 않았다. 1998년 일본 나가노 동계 올림픽 개최 당해에는 미국이 이라크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경고하면서 전쟁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또한, 2008년 베이징 하계 올림픽 개막식 날에는 조지아와 러시아 간의 전쟁이 일어나기도 했다.

고대 그리스 때 시작돼 현재는 전 세계 모든 이들이 즐기는 축제가 된 올림픽. 올림픽은 단순히 승자와 패자를 나누는 것이 아닌 그 과정에서 인류에게 희망을 전달한다. 하지만 국제사회를 위협하는 집단들의 도발로 인해 올림픽 정신은 훼손될 수 있다. 이들의 위협을 막기 위해 올림픽 휴전결의를 더욱 강화할 수 있는 세계 각국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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