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병용 / 디자인 이정선] 몇 해 전, 중국 공안 당국이 2000만 대의 카메라로 중국인을 지켜보겠다고 밝혀 화제가 된 바 있다. 그것은 바로 전 세계 최대 규모인 2,000만 대의 인공지능 감시카메라를 통해 관리하는 범죄 용의자 추적 시스템 ‘톈왕(天網)’ 프로젝트를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톈왕은 CCTV(폐쇄 회로 TV)에 찍힌 길거리에 있는 사람, 차량 등을 인공지능이 분석해 성별이나 연령, 복장, 차량 종류 등 다양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표시한다. 움직이는 사물과 사람을 추적하여 판별하는 인공지능 CCTV에는 위성위치확인 시스템(GPS), 안면인식 장치 등이 탑재되어 있고 이 CCTV에는 범죄 용의자 데이터베이스가 연결되어 있다.

중국 정부는 반부패·반범죄 시스템의 일환으로 국민을 보호한다는 명분 아래 2015년부터 톈왕을 구축하기 시작하였다. 중국 관영 CCTV(China Central TV)는 시진핑 국가 주석의 업적을 선전하는 다큐멘터리에서 "중국이 세계 최대 영상 감시 관리 시스템 톈왕을 완성해 국민 안전을 수호하는 '눈'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선전하기도 했다.

실제로 중국 일부 지방 공안당국에선 톈왕을 통해 수배자를 검거한 사례를 보도하면서 톈왕의 필요성에 설득력을 더했다.

그러나 해외 언론매체는 중국의 톈왕 프로젝트를 우려하고 있다. 중국이 ‘빅브라더(조지 오웰의 소설 ‘1984’에 나오는 모든 것을 통제하는 보이지 않는 기관이자 허구의 인물)’ 사회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00만 대로 이루어진 톈왕은 국민을 보호한다는 목적 아래 만들어진 프로젝트 이지만, 이는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할 수밖에 없게 된다. 

또한 톈왕의 기술적 한계도 예상된다. 중국의 한 과학기술 전문가는 "사건이 발생하면 공안국에서 카메라 영상을 먼저 확보하는데, 범죄현장과 인근 지역을 찍은 방대한 영상 자료를 수작업으로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안면, 체형, 차량 번호판 등 자동으로 여러 자료를 분석하고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현재 기술력으로 볼 때 단시간에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기술적인 한계에 대해 알린 것이다. 

기술의 문제와 더불어 구조적인 문제도 있다. 현재 톈왕은 다른 부처의 감시카메라 시스템과 독립돼 있어 이를 연결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어느 한 범죄 사건에 관한 자료가 필요할 때, 부처 간 복잡한 행정 심사로 인해 수사가 지연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연결이 제대로 되지 않은 상황으로, 앞으로 구조적인 문제도 해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톈왕은 국민의 안전을 위한다는 것만으로도 도입 이유가 충분하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언론자유와 인권을 제한해서는 안 된다. 제기되는 문제를 해결하여 국민의 안전과 자유를 모두 보호할 수 있는 프로젝트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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