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태웅] 예부터 전통적으로 우리나라는 추석날 ‘달맞이’ 행사를 했었다. 하지만 달맞이는 현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겐 다소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는 명절 행사가 되어 버렸다. 과거 우리선조들은 왜 달을 맞이했을까? 우리민족에게 달은 어떤 존재였을까? 추석을 맞아 달맞이에 대해 알아보자.

달맞이의 사전적인 의미는 ‘보름날 달에 소원을 빌거나 농사일을 점치는 풍속’이다. 달을 맞이하는 일은 우리나라의 전통풍습으로, 달이 꽉 차는 대보름날에 남들보다 먼저 달이 솟는 것을 보는 것이 좋다고 여겨 앞 다투어 뒷동산에 올라간 것이 세시풍속 달맞이로 정착되게 되었다.

[사진/픽사베이]

달맞이는 특히 만월(滿月)이 뜨는 정월대보름날과 추석에 하는 걸로 잘 알려져 있다. 이날은 횃불로 어두운 길을 밝혀가면서 산으로 올라가는데, 이때 달맞이뿐만 아니라 그 횃불을 가지고 쥐불놀이와 횃불싸움을 하기도 한다.

달맞이의 시작이 되는 것은 달이 뜨면서이다. 동쪽 하늘에서 크고 둥근 달이 솟아오르기 시작하면 사람들은 제각기 소원을 빈다. 농부들은 한해 농사의 풍년, 부모들은 자녀의 안녕, 서당에 다니는 학동들은 학업증진 등 제각기 당면한 일들을 한 해의 첫 만월에 소원을 빌어 이루고자 하였다.

그렇다면 왜 보름날이 우리에게 중요했을까. 우리는 전통적으로 농경사회로부터 시작한 민족이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세시풍속에 따르면 달은 음(陰)이며 여성으로 인격화된다. 우리나라는 태양-남성-하늘의 양성원리보다 달-여성-대지의 음성원리 또는 풍요원리를 기본으로 했기 때문에 한 해 농사의 풍년을 바라며 음성원리에 속하는 보름달을 맞이하는 풍습이 생긴 것이다.

하지만 달의 움직임을 표준으로 삼는 음력을 사용했던 과거 사회와는 달리, 현대에는 태양의 움직임 즉 양력을 표준으로 하는 나라가 많아졌다. 아무래도 음력은 해마다 계산해야하는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역시 양력으로 바뀌었고, 자연스럽게 달을 맞이하는 모습도 많이 사라지게 되었다. 쉽게 생각해보면 해마다 가장 먼저 뜨는 해의 일출을 보기위해 각 명소는 사람이 붐비지만, 달맞이를 하기 위해 명소를 찾는 사람은 드물다는 것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한때 달을 보며 소원을 빌었고, 달빛에 따라 1년 농사를 미리 점치기도 했었던 달의 민족 대한민국. 만월이 떠오르는 추석엔 온 가족이 모여 다함께 하늘에 뜬 달을 보며 각자의 한해 소원을 빌어보는 세시풍속 달맞이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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