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병용 / 디자인 김민서]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오랜 기간 여성들이 여권(女權)을 주창해온 노력 덕분에 이루어진 성과인데요. 이러한 좋은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 여러 매체에서 화제가 되는 용어가 있습니다. 바로 ‘칙릿(Chick Lit)’입니다.

‘칙릿(Chick Lit)’이란 1990년대 중반 영국과 미국을 중심으로 등장한 일종의 소설 장르입니다. 주로 20, 30대 젊은 여성 중 특히 미혼 여성의 일과 사랑을 주제로 하며 주 타겟층 역시 그들입니다. 칙릿(Chick Lit)이라는 단어는 ‘젊은 여성’을 뜻하는 영어 속어 ‘Chick’과 ‘문학’을 뜻하는 ‘Literature’의 줄임말인 ‘Lit’을 합쳐 만들어진 신조어입니다. 

칙릿은 주로 뉴욕이나 맨해튼 등 대도시에 살면서 방송, 출판, 광고, 패션업계 등에 종사하는 20, 30대 미혼여성들의 고군분투를 다룹니다. 칙릿 속 여성들은 사회 내에서 능력을 인정받기 위하여 고군분투를 벌이고 연애와 사랑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이야기하며 비슷한 또래의 여성 구독자들에게 호응을 얻었습니다. 

칙릿이 발전해온 흐름을 살펴보면 이렇습니다. 칙릿의 고전이라 불리는 작가 헬렌 필딩의 소설 <브릿지 존스의 일기(Bridget Jones's Diary)>가 출판되면서 본격적인 칙릿의 시대에 들어가게 됩니다. 소설의 인기를 발판삼아 영화로도 제작된 <브릿지 존스의 일기>는 좋은 흥행성적을 기록하며 칙릿 영화의 가능성을 보여주었죠. 이후 <브릿지 존스의 일기>를 시작으로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얻었던 <섹스 앤드 더 시티>와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가 등장하며 그 인기를 이어갑니다.

칙릿의 세계적인 유행은 국내에도 영향을 주었습니다. 2006년 출판된 정이현 작가의 소설 <달콤한 나의 도시>가 인기를 얻으며 국내에서도 본격적인 칙릿 열풍이 불기 시작한 것이죠. 소설 <달콤한 나의 도시>는 각기 다른 직업관과 연애관, 결혼관을 가진 세 여성 주인공의 이야기를 담았는데요. 역시나 극 중 인물들과 비슷한 또래인 2~30대 여성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이후 세계문학상을 수상한 백영옥 작가의 <스타일>, 우영창 작가의 <하늘다리>, 박주영 작가의 <냉장고에서 연애를 꺼내다> 등과 드라마 <올드미스 다이어리>, <내 이름은 김삼순>, <여우야 뭐하니> 그리고 영화 <싱글즈> 등 여성이 주체가 되어 그들이 성장하는 과정을 다룬 이야기들이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칙릿이 처음 공개됐을 당시 문단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컸습니다. 칙릿을 그저 어린 소녀들이 좋아하는 로맨스 소설의 변형된 것 정도로만 여겼기 때문이죠. 또한, 일각에서는 칙릿이 여성들의 허영심을 키운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비판과 걱정이 무색해질 만큼 칙릿은 어마어마한 시장을 형성하였습니다. 칙릿이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칙릿이 여성들의 고민과 갈등을 대변하는 역할을 해왔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도 칙릿이 더욱더 다양한 여성들의 걱정과 고민을 대변하는 건전한 문화로 발전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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