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기자] 기업의 위기는 예기치 않은 곳에서 갑자기 찾아온다. 그리고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존망이 결정되는 때도 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화장품 회사로 알고 있는 존슨 앤 존슨(Johnson & Johnson)사는 진통제의 대명사로 불리는 ‘타이레놀’을 개발하고 제조하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의약품 기업이다. 

그런데 지난 1982년 존슨 앤 존슨에 큰 위기를 불러일으킨 사건이 발생했다. 이른바 ‘타이레놀 독극물’사건이다. 

1982년 9월, 일리노이 주 시카고에서 타이레놀을 복용한 사람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그런데 한 사람만 사망한 것이 아니었다. 불과 2일 만에 7명이 동일한 증상으로 사망했는데 이들의 사인은 타이레놀에 치명적인 독극물인 ‘청산가리’가 들어있었던 것이다. 

타이레놀을 애용하던 미국 시민들은 극도의 공포감에 빠졌다. 사실 독극물이 든 타이레놀을 먹었다면 이미 사망했어야 했지만 타이레놀을 예전에 먹었던 사람도 자신이 죽을 수 있다는 공포에 빠져 타이레놀은 그야말로 죽음의 약이라는 이미지가 되어버린 것이다. 

출처/위키피디아

타이레놀로 시작해 제조사인 존슨 앤 존슨 브랜드 자체가 그야말로 역사속으로 사라질 수 있는 절체절명의 순간이었다. 

하지만 존슨 앤 존슨은 가장 빠른 대처로 이 위기를 극복해 나가기 시작한다. 소비자에게 판매된 타이레놀을 모두 환불해 주면서 수거하였다. 또한 언론을 통해 기 판매된 타이레놀이 위험하다고 알렸으며 범인을 잡기 위해 현상금을 걸었다.  

“고객 여러분 지금 바로 타이레놀의 복용을 중단하십시오. 그리고 O월 O일 이후 제조된 제품은 전량 폐기해 주십시오.”

존슨 앤 존슨 당시 CEO였던 ‘제임스 버크’가 TV광고에 직접 나와 했던 말이다. 

제임스 버크 (출처/위키피디아)

제임스 버크와 경영진들은 이 사건을 은폐하거나 속이려 하지 않고 정면돌파하는 것이 가장 주요하다고 판단했다. 

FBI의 수사를 통해 이 독극물이 소매 단계에서 누군가에 의해 고의적으로 투입되었다는 것이 드러났고 이를 통해 존슨 앤 존슨에게 책임이 없다는 것도 밝혀졌지만 존슨 앤 존슨은 피해자들에게 위로의 편지를 보내고 타이레놀 3,100만 여병을 수거하고 파기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훗날 제임스 버크는 “우리는 이 제품의 장래에 대한 생각은 일단 그만 두었다. 다만 진정으로 우리가 고객들을 보호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취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 사건으로 존슨 앤 존슨 사는 3중 마개를 채택해 제품에 이물질이 들어가는 것을 원천적으로 알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고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수준이 아닌 오히려 더욱 크게 얻어 예전의 점유율을 대부분 회복하였다. 

제임스 버크의 정확하고 빠른 위기관리 능력과 존슨 앤 존슨의 윤리경영이 지켜낸 존슨 앤 존슨은 여전히 그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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