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승재 / 디자인 이정선 pro] 최근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상 이변과 자연 재해가 발생하면서 환경 파괴에 대한 경각심이 날로 커지고 있다. 남극의 얼음이 녹아 해수면이 상승한다는 뉴스가 이제는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는 뉴스가 되어 버린 지금. 얼마 전 남극의 거대한 얼음이 떨어져 나와 우리를 또 한 번 놀라게 한 사건이 벌어졌다. 이 날 남극에서 분리된 거대한 얼음 덩어리는 ‘빙붕’에서 떨어져 나왔다고 한다.
 
빙붕은 남극 대륙과 이어져 바다에 떠있는 거대한 얼음 덩어리다. 빙붕의 두께는 300~900m로 일 년 내내 이 두께를 유지한다. 빙붕이 1년 내내 일정한 두께를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바다와 맞닿아 있는 부분의 빙붕이 계속해서 떨어져 나가지만 내륙으로부터 계속해서 빙하가 흘러들어오기 때문이다. 이렇게 형성된 빙붕은 남국 대륙 전체의 10%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빙붕은 남극대륙으로 접근하는 난류의 역할을 막아 빙하의 형태를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남극대륙은 로스해와 웨델해를 기준으로 동서 대륙으로 나뉘게 되는데, 로스해와 웨델해의 만입부가 빙붕으로 채워져 있다. 그리고 이곳의 대표적인 빙붕으로는 로스 빙봉과 론 빙봉, 필허너 빙봉 등이 있다. 이 가운데 가장 큰 빙봉인 로스 빙봉은 1841년 제임스 로스가 발견했는데, 이 빙붕의 면적은 프랑스 전체 면적과 비슷하다고 한다.
 
이번에 갈라진 빙붕은 남극대륙 서남쪽 끝자락에 있는 ‘라르센 C빙봉’으로 떨어져나간 빙봉의 크기는 약 5천800㎢, 무게는 약 1조t에 이른다. 쉽게 설명하면 경기도 면적의 절반에 가까운 크기다. 라르센 C빙봉의 균열은 1960년대부터 관찰됐고, 2014년부터 급속하게 진행된 것으로 그동안 알려져 있었다. 그리고 지난 5월 25일부터 31일까지 17km의 균형이 발생하게 됐고 지난달 말부터는 일평균 10m의 균열이 발생하다가 결국 완전히 떨어져 나가게 된 것이다.
 
이렇게 거대 얼음 덩어리가 떨어져 나간 것을 두고 과학계에서는 그 원인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일부 전문가들은 남극에서 대규모 빙붕이 분리되어 빙산이 되는 것은 자연적인 현상으로 보고, 빙붕의 분리가 전적으로 기후 변화의 탓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박의 의견도 있다. 이번에 빙붕이 분리된 곳은 남극 반도에서 최근 수십 년간 기온이 급격하게 높아진 지역으로, 결국 더 많은 빙붕이 붕괴하게 되면 해수면이 또 한 차례 상승하는 것을 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영국 스완지대 과학자 아드리안 럭맨은 분리된 빙산과 남은 빙붕이 어떤 과정을 거칠지 예측하기 어렵기에 빙붕 분리의 영향과 얼음 덩어리의 진로를 계속 관측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더 많은 빙붕의 분리가 발생할 수 있고, 그것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모르는 상황인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분명한 것은 지구 온난화로 인해서 남극 대륙의 얼음이 감소하고, 해수면이 상승하고 있다는 것이다. 빙붕의 붕괴 원인이 아직 불분명하다지만 남극의 얼음을 유지해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우리가 이 불확실성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나는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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