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기자] 26일 경찰청은 지난해 12월22일 개편한 운전면허시험제도를 시행한 후 21일까지 운전면허를 취득한 초보운전자 교통사고가 시행 전 같은 기간 904건에서 562건으로 342건(37.8%)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른바 ‘불면허시험’이라고 불리는 개편된 운전면허시험은 어떤 내용일까?

‘불면허시험’은 지난해 12월 22일 개편된 운전면허시험제도로 2011년 6월 간소화 되어 엄청나게 따기 쉬워진 이른바 ‘물면허시험’의 반대개념이다. 물면허시험의 합격률이 92.8%에 육박할 정도로 면허를 따기 쉬워지자 미숙한 운전 실력으로 인한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교통법규에 대한 이해도도 낮아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었다.

전라남도 통합 sns

운전면허증이 운전을 할 수 있는 ‘자격’의 증표로서의 성격을 상실하게 되자 정부는 안전한 교통 문화의 정착을 위해 간소화시켰던 시험을 다시 개편시켰다. 

우선 교통법규 및 안전운전에 대한 개념을 더욱 증진시키기 위해 학과 시험의 문항이 늘어났다. 기존에는 750문항의 문제 은행에서 문제가 출제되었지만 1000문항으로 늘어 좀 더 공부를 하도록 유도했다. 

또한 기능시험을 강화시켰다. 기능시험 주행거리를 기존 50m 에서 300m로 늘렸으며 기존의 단순한 차량 조작 및 주행능력만 평가하던 시험에서 경사로, 직각주차(T자 코스), 좌·우회전, 신호교차로, 전진(가속구간) 등 5개 항목을 부활시켰다. 이 항목들은 차량을 조작하는데 있어 세심한 주의가 필요한 부분들이기 때문에 차량 조작의 이해도가 낮으면 감점을 받아 통과하기가 힘든 항목들이다. 

이 개편으로 인해 학과 시험의 합격률은 물면허시험의 87.3%에서 80.3%로 낮아졌고 기능 시험은 92.8%의 거의 대부분이 통과하는 합격률에서 54.0%로 급감했다. 게다가 시행 일주일 동안에는 합격률이 30.3%로 매우 저조한 모습을 보여 그 동안 운전자라면 기본적으로 할 수 있어야 하는 직각주차나 경사로에서의 차량 조작조차 못 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합격을 했는지 간접적으로 알 수 있게 되었다. 

초기에는 어려워진 시험에 면허를 새로 취득하려는 사람들의 불만이 매우 높았지만 기본적인 실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져 평균 합격률이 높아졌고 그로 인해 갓 면허를 취득한 운전자들의 교통사고가 크게 줄어 결론적으로 불면허시험이 더 건전한 교통문화를 만들고 있다고 평가되고 있다. 실상 불면허시험이 어려워 진 것이 아니라 물면허시험이 비정상적으로 쉬운 시험이었기 때문에 비정상에서 정상으로 돌아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통안전이란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자신의 잘못으로 자신만 잘 못 되는 것이 아니라 타인에게도 큰 위협이 된다. 면허를 땄다고 운전을 할 수 있는 자격이 갖춰진 것이 아니라 그에 맞는 연습과 법규 지식이 필요하다. 면허는 그 최소한이기 때문에 그를 믿고 자신이 운전할 자격을 갖췄다고 섣불리 판단해서는 안 된다. 정상화 된 불면허시험은 그런 최소한도를 조금 더 높였다고 할 수 있을까. 시험이 어려워졌다고 불평하지 말고 좀 더 안전한 교통문화가 갖춰줬다고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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