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문선아 선임에디터/디자인 이정선 pro] 쇠사슬의 강도를 결정하는 것은 무엇일까? 보통은 쇠사슬 중 가장 강한 고리가 결정할 것 같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가장 약한 고리가 버틸 수 있는 힘이 쇠사슬의 강도를 결정하는 것이다. 

독일의 화학자 유스투스 폰 리비히는 여느 때처럼 실험을 하다 문득 이런 궁금증이 생겼다. ‘똑같은 조건에서 자란 농작물인데 왜 수확할 시기가 되면 크기가 달라질까?’ 관심을 가지고 연구한 결과 그는 식물의 성장에 필요한 요소 중에서 한 가지 요소만 부족하더라도 성장은 가장 부족한 요소에 의해 제한된다는 것을 알아냈다.

식물의 성장에 필수적인 영양소로 질소, 인산, 칼리가 있는데 질소와 인산이 풍족해도 칼리가 적정수준보다 모자란다면 식물은 어느 수준 이상으로 더 자라기 못한다는 것이다. 즉 식물의 성장은 모든 요소들의 합계가 아닌 양이 가장 작은 의해 좌우되는 것이다.

이처럼 모든 조건이 다 충족되더라도 결국 가장 부족한 조건에 맞춰 생장이 결정된다는 법칙이 미니멈 법칙, 우리말로는 최소율의 법칙(law of minimum) 이라고 한다.(이하 최소율의 법칙) 그의 이론은 ‘리비히의 물통’으로도 설명되는데 나무판자를 덧대 만든 물통 중 가장 높이가 낮은 판자가 물을 담는 양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리비히의 최소율의 법칙은 집단에서도 통한다. 기업의 경쟁력과 생존은 직원의 작은 실수, 가볍게 다뤄졌던 의사결정과 같이 작은 사건에서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한 집단에 아무리 입지전적인 우수한 인재가 모여 있어도 정작 질 낮은 몇 사람 탓에 고스란히 전체 수준이 떨어지는 것과 같다.

우리나라 메르스 사태를 생각해보자. 우리나라의 의료 기술과 시스템은 강점이지만 의료문화와 보건시스템은 약한 고리였다. 메르스의 틈새 공격에 대학 병원과 호텔이 뚫렸고, 가정, 학교, 사회는 혼란에 빠졌다. 

대한항공 땅콩회항도 권위주의, 소통부재가 대한항공의 약한 고리다. 땅콩 회항의 문제가 있을 때 당시 조현아 부사장의 권위적인 태도, 직원들 간의 소통문제가 원활하지 못했던 것이 약한 고리가 되어 땅콩회항 문제가 터졌을 때 내부적으로도 분열이 되고 여론도 좋지 못했다.

최소율의 법칙이 개인에게도 적용될까? 대표적인 예가 이종격투기 선수 정찬성과 조제 알도의 경기다. 2013년 열린 이종격투기 UFC에서 ‘코리안 좀비’ 정찬성이 ‘링 위의 폭군’ 조제 알도를 상대로 초반 우세 경기를 펼쳤다. 그러나 4라운드에 정찬성이 오버훅을 날리다 오른쪽 어깨가 빠졌고 이를 눈치 챈 알도는 레프트 킥을 정찬성의 오른쪽 어깨에 연달아 퍼부으며 승리를 거머졌다. 정찬성에서 오른쪽 어깨가 약한 고리가 돼 아쉬운 경기로 남았다.

이처럼 개인이든 집단이든 가장 약한 고리는 일의 가장 중요한 쟁점으로 작용된다. 즉 가장 약한 고리를 어떻게 보완하고 보충하는지에 따라 일의 성과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약한 고리를 찾는 일, 언제는 기억해야 할 중요한 메시지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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