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문선아 선임에디터] 6월, 7월 휴가철을 앞두고 필리핀으로 여행을 떠나려는 사람들에게는 안 좋은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23일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 섬 전역에 이슬람 극단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위협을 막기 위한 계엄령이 선포 된 것이다. 

지난달 23일. 필리핀 민다나오 섬의 도시 마라위에서 필리핀 정부군과 이슬람국가(IS)를 추종하는 무슬림 극단주의 단체 '마우테' 간 총격전이 벌어져 최소 21명이 사망했다. 이에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섬 지역의 치안 불안이 지속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60일간 계엄령을 선포한 것이다.

(출처/위키피디아)

민다나오 섬의 계엄령 선포. 민다나오는 왜 IS에 거점이 되었을까?

민다나오 섬은 ‘호수가 많은 땅’이라는 뜻을 가진 섬으로, 화구호(火口湖)가 많은 이 섬의 자연적인 특징을 본 따 지어진 이름이다. 이 섬의 원주민인 모로족들은 이슬람교를 믿는데 미국의 통치 아래에서 크리스트교를 믿는 필리핀들이 이주해오면서 오지로 밀려나게 됐다. 

바로 이때부터 필리핀 크리스트교와 모로족의 이슬람교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이슬람교도들은 필리핀과 분리독립을 외치며 정부군과 수십년 째 크고 작은 유혈분쟁을 벌여왔고, 현재 민다나오의 무슬림 수는 약 400만 명으로 섬 전체 인구의 20% 정도다. 

이번 유혈충돌의 중심이 되는 무슬림 극단주의 단체 ‘마우테’는 이 지역 소수민족인 모로족 출신의 오마르 마우테 형제가 만든 단체다. 2013년 민다나오 섬 라나오 호수 부근의 소도시 부티그에서 처음 등장했으며 조직을 결성한 해에 섬 북부 카가얀데오로의 나이트클럽에서 폭탄테러를 저지르면서 존재를 드러났다. 그들은 지난해 9월, 두테르테의 고향인 다바오의 시장에 폭탄을 터뜨려 14명의 사망자를 냈으며 IS의 ‘라나오 지부’를 자처하기도 했다. 

그리고 지난달 23일 마우테는 정부군 작전이 시작되자 가톨릭 신부 한 명과 신자 수십 명을 인질로 붙잡고 인질극을 벌였다. 민다나오에는 마우테 외에도 아부사야프, 방사모로이슬람해방전선 등 여러 반군 분파들이 있어 그 세력을 잡는데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민다나오 섬의 계엄령으로 우리나라 외교부는 민다나오섬 카가얀데오로시, 다바오시에 한시적으로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했다. 특별여행주의보가 발령된 지역에는 가급적 여행 취소나 연기, 긴급용무가 아닌 한 철수를 권고하게 돼 있다. 특히 민다나오섬은 필리핀 남부의 대표적인 휴양지인 세부, 보홀 섬과 가까워 우리나라 여행객들과 해외 교민의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두테르테는 IS 소탕 작전에 따라 계엄령이 60일을 넘길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사태가 전국적으로 확산 된다면 전국 계엄령을 선포할 수 있다고도 전해, 필리핀의 상황을 가볍게 여기면 안 될 것으로 보인다. 

IS의 테러는 이제 더 이상 제한된 국가들의 일이 아니다. 서남아시아에서 시작된 것이 미국과 유럽, 동남아시아까지 퍼지면서 IS의 테러를 막기 위한 전 세계적인 공조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더 이상 무고한 시민들이 희생되지 않도록 세계 각국의 정상들과 종교 지도자들이 행동으로 나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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