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승재 / 디자인 최지민pro] 문학이야기는 매주 한 편의 문학 작품을 소개하고 의견을 공유함으로써 독자와 함께 소통하고자 만들어진 콘텐츠로, 책이나 글에 점차 멀어지고 있는 현대인들의 지(知)를 고취시키고자 제작됩니다. 순수한 목적으로 제작되는 콘텐츠인 만큼, 간혹 필자의 개인적인 의견이 있을 수 있음을 알립니다. 

2017년 기준 세계 GDP 순위 12위인 대한민국. 50년이 조금 넘는 기간에 눈부신 성장을 이뤄낸 이 작은 나라를 아시아의 네 마리 용이라 부르기도 한다. 그리고 다른 나라에서는 이런 고속성장을 이뤄낸 대한민국의 방식을 배우려 하고, 높게 평가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렇게 눈부신 대한민국의 현실은 어떠할까.

2016년 대한민국의 청년 실업률은 11.2%로 역대 최고이며 피부로 느껴지는 청년들의 실업률은 그 두 배보다 높은 23.6%이다. 

그렇다면 이 어렵다는 취업 문턱을 넘어서면 어떨까. 2,285시간에 달하는 한국의 연평균 근로시간은 OECD 연평균 근로시간인 1,770시간을 가볍게 뛰어 넘어 버린다. 

게다가 남들보다 오랜 시간 일하지만 그에 대한 보상은 차별적이다. 비정규직의 임금은 정규직의 66.3%에 불과하고 여성 직원의 임금은 남성 직원의 63.3%로 OECD 국가 중 남녀 간 임극 격차 1위를 달성했다. 

그래서 그렇게 어렵게 들어간 회사를 1년이 되기 전에 견디지 못하고 뛰쳐나오는 신입사원들이 10명 중 3명. 국민 10명 중 8명은 계층 상승의 가능성이 낮다고 한탄하고, 2013년 이후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13년 째 OECD 국가 중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암울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곳에서 미래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은 드물다. 하지만 이런 이들에게 돌아오는 말은 ‘너희들이 노오력이 부족하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 한다.’, ‘우리 때는 너희보다 더 힘들었다.’ 라는 이야기일 뿐. 이렇게 암울한 현실을 벗어나기 위해 사람들이 선택한 것은 ‘탈조선, 한국을 떠난다.’

그렇다면 더 나은 삶을 위해 떠난 이국의 땅, 그 곳에서의 삶은 행복할까. 이민자, 동양인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과 조국을 버렸다는 비판이 아닌 비난, 문화도 제도도 법도 생소한 외국에서 오는 외로움과 서러움, 푸른 바다와 멋진 자연환경, 여유로운 생활은 어쩌면 환상 속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현실이 행복하지 않아 현실을 벗어났지만, 벗어난 그 곳에서는 또 다른 현실을 맞닥뜨리게 된다. 

결국 미래가 두려운 한국에서도, 행복을 찾아 떠난 외국에서도 우리는 행복할 수 없는 것일까. 과연 우리는 어떻게 해야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현재가 행복하지 않은 당신에게, 그리고 행복을 찾아 떠나고 싶은 당신에게 추천하고픈 책이 있다, 장강명의 장면 소설 <한국이 싫어서>.

한국만 벗어나면 핑크빛 미래가 열릴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또 다른 현실을 일깨워 주는 책. 이 책 한 장, 한 장을 넘길 때 마다 어쩌면 그 곳도 다르지 않음을 느끼게 된다. 그렇다면 과연 이 책의 주인공 계나는 행복을 찾을 수 있었을까. 

때로는 담담하게, 때로는 아프도록 날카롭게 현실을 그려내는 소설 <한국이 싫어서>.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었을 때, 당신이 가진, 당신만의 행복의 기준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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