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문선아 선임에디터] 지난 14일 공개 코미디의 자존심 ‘개그콘서트’가 900회를 맞이하여 레전드 특집의 첫 시작을 알렸다. 첫 포문은 개그계의 두 형님인 김대희와 김준호가 주축이 되었다. 이들은 ‘감수성’, ‘어르신’, ‘씁쓸한 인생’, ‘대화가 필요해’, ‘쉰 밀회’, ‘꺾기도’ 등 많은 사랑을 받았던 코너들을 선보이며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과 추억을 선물했다.

(출처/김준호 페이스북)

특히 김준호는 코미디언들의 위상을 높이고 무대를 더욱 넓히기 위해 매년 부산에서 국제코미디페스티벌 집행위원장으로서 역할도 하고 있다. 2013년에 시작한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은 해마다 다양한 볼거리로 국내외 코미디언을 위한 기회와 축제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

김준호는 사실 도박과 엔터테인먼트사 문제로 한동안 자숙의 시간을 가진 개그맨 중 하나다. 지난 2009년 원정도박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던 그는 방송활동을 중단했고 자숙의 시간 후 복귀 무대로 돌아온 곳이 바로 자신의 시작이자 친정인 KBS ‘개그콘서트’였다.

(출처/김준호 페이스북)

데뷔는 1996년 SBS 5기 공채 개그맨으로 시작했으나 군대를 다녀온 후 1999년 KBS 14기로 이적한 김준호는 김대희와 함께 개그콘서트 초창기 때부터 함께 했다. 개그맨 심현섭, 강성범 옆에서 서포트하는 보조출연부터 ‘봉숭아 학당’ ‘하류인생’ ‘같기도’ 등 무대에서 활동 영역을 넓혀갔다. 그렇게 무대에서 힘을 키운 김준호는 버라이어티 예능으로 활동영역을 넓혔다. 

(출처/KBS 인간의 조건 방송 캡쳐)

김준호는 먼저 인간의 조건에서 무대에서와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인간의 조건'에서 드러낸 그의 모습은 여전히 까불거렸지만 그 속의 친근함이 가득했다. 금연 3일 만에 폭주해 남몰래 담배를 피다가 들킨 김준호는 우리네 모습처럼 인간적인 연약함이 돋보였다. 이는 예능과 다큐의 경계에서 제3의 장르를 꾀하는 '인간의 조건' 특성이 함께 어우러진 결과다.

(출처/김준호 인스타그램)

또 다른 프로그램 1박 2일에서 보여주는 모습은 더욱 장난끼 가득하다. 복불복, 팀별 게임 등 게임적인 특징이 강한 '1박2일'에서 그는 얍삽한 스티븐잡스 '얍스'라고 불린다. 별명과 어울리게 김준호는 다양한 상황에서 잔머리에 능한 모습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웃음 포인트를 터뜨린다. 자신이 포함된 쓰리쥐 멤버들을 대상으로 배신을 거듭하다 엉뚱하게 뒤통수를 맞기도 하며 차태현 버금가는 꾀돌이 면모를 뽐내며 '1박2일'에 긴장감과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출처/김준호 인스타그램)

때론 김준호의 행동을 악플을 일으키기도 한다. 인간의 조건 방영 후 김준호는 "방송 후 게시판을 보니까 '김준호는 정말 못됐다'는 글이 많았다. 내가 정말 나쁜놈이 돼 있더라. 난 쓰레기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래도 어쩔 수 없다. 시트콤에도 악역이 있듯 누군가는 악역을 맡아야 한다"고 의연한 태도를 보여주기도 했다.

(출처/김준호 페이스북)

이번 개그콘서트 무대로 예능에서의 김준호보다 무대에서의 김준호의 모습을 기다리는 이가 많아졌다. 김준호는 오는 6월 안으로 김대희와 함께 개콘 무대에 복귀할 소식을 전했다. 까불이의 모습이 강했던 예능 속 김준호가 아닌 무대에서 코미디언으로서의 김준호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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