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한성현]

◀MC MENT▶
우리가 쓰는 표현 중에는 신체 또는 장기를 이용한 표현들이 꽤 많습니다. 예를 들어 ‘심쿵하다’는 심장이 쿵하고 떨어질 만큼 놀랐을 때 쓰는 신조어 표현이죠. 이런 표현들을 쓰다 보면 가끔은 ‘정말로 그럴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요. 오늘 건강 프라임에서는 이처럼 우리 신체와 관련된 표현들이 정말로 그런지 또 그렇다면 왜 그런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가장 먼저 살펴볼 말은 ‘먹는 것만 봐도 배부르다’입니다. 주로 사랑하는 애인이나 자녀가 음식을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볼 때 이런 말을 하곤 하죠. 상식적으로는 말이 안 되는 표현인데, 착각인 건지 아니면 진짜 가능한 이야기인지 전문가에게 한 번 알아봤습니다.

◀의사 INT▶
이수정 교수 / 가톨릭대학교 부천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 네, 그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는 시각 자극이 굉장히 중요하지 않습니까? 시각이나 후각, 그걸 통해서 우리 뇌가 실제로 그 음식을 먹었을 때 느끼는 만족감을 똑같진 않더라도 대리로 어느 정도는 채워줄 수는 있다. 그렇게 보겠죠. 그래서 그런 걸 많이 보게 되면 식욕이 떨어지는, 실제로는 많이 먹은 것 같은 그런 상황이 생길수도 있겠습니다.

◀MC MENT▶
착각이 아닌, 진짜 가능한 이야기 였군요. TV나 인터넷을 통해서 ‘먹방’을 즐겨보는 경우들이 있죠. 아무래도 전문가의 말처럼 다른 사람들이 맛있게, 또 행복하게 먹는 모습을 보면서 느끼는 대리만족과 포만감 때문에 먹방을 보는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자 그럼 이제 다른 표현을 한 번 더 살펴볼까요? 우리는 흔히 보통 겁이 없이 무모하게 어떤 일을 추진하는 사람에게 ‘간이 부었다’ 또는 대담하다.‘라는 말을 쓰곤 하죠. ‘간이 부은 사람’은 정말로 겁이 없을까요? 정말 겁 없는 사람이 간이 부었다면, 왜 하필 간일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간이 부은 것과 겁이 없는 것은 관계가 없다고 합니다.

겁이 없는 것과 간이 연결된 것은 ‘한의학’에서 유래가 됐다고 하는데요. 한의학의 해부학이라 할 수 있는 ‘장상론’에서 간은 일을 새로 추진하거나 이끌어가는 힘이 있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간이 큰 사람은 추진력이 좋고 겁이 없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죠. 그래서 사상체질에서 간이 큰 태음인의 경우 일단 시작한 일은 끝까지 마치는 성취력이 있다고 나오기도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간이 커지면 위험할 수 있습니다.

간은 간염이나 간 독소 혹은 종양으로 인해 간 조직이 파괴되고, 이로 인해 감퇴된 기능을 보상하기 위해 간의 크기가 커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간이 커지면 쉽게 피로감을 느끼고 피부가 검게 변하거나 체중이 급격히 줄어들 수 있다고 합니다. 혹시나 이런 증상이 나타난다면 즉시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아봐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알아볼 표현은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입니다. 흔히들 누군가 잘 되는 모습을 보면 부럽고 질투가 나서 속이 상할 때 이런 말을 쓰곤 하는데요. 정말로 누군가에 대한 시기와 질투가 우리 몸에 통증을 일으킬 수 있는 것일까요?

◀의사 INT▶
이수정 교수 / 가톨릭대학교 부천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 전형적인 심인성 통증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그렇게 대게 배가 아프다고 하는 병을 생각하면 근본적인 욕구와 관련된 게 많더라고요. 그래서 우리가 실제로 생각보다 정신, 육체가 따로 떨어져 있지 않고 같이 움직이기 때문이고요. 또 우리 몸에서 각 부위마다 상징을 부여하거든요. 그 상징이라는 것도 결국 몸이 경험하는 데 바탕을 준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부분들이 내 뜻대로 되지 않았을 때 그럴 때 위장이 제 기능을 못하게 되는데, 말하자면 일종의 위기로 인식을 하는 거죠. 위기를 인식하면 자율 신경계의 불균형이 생기게 되면서 위장이 평소처럼 편안하게 움직이지 않고 너무 긴장을 한다든지, 작동을 못하게 되기 쉽습니다. 그러면 고통이 생기기 마련이죠. 그래서 우리 속담이지만 정신과 신체 사이를 잘 표현한 속담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MC MENT▶
심인성 통증은 진찰을 받아도 명백한 원인이 잘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꾀병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실제 통증이 있는 만큼 병원에 가서 자신의 증상을 자세하게 설명하고, 진찰을 받아야 합니다. 평소에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던 말들 속에 이런 원리가 숨어있는 것이 굉장히 신기하고, 이런 말을 만든 옛 조상들의 지혜도 놀랍기만 한데요. 이제 각 표현들의 원리를 알았으니까 조금 더 적절한 상황에 이러한 표현들을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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