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 장애인에 친구 되어 준다며 960만원 뜯어낸 ‘나쁜 친구’ [시선톡]

[시선뉴스 이호기자] 지적장애인에게 친구처럼 지내자며 접근해 금품을 뜯어낸 20대가 구속됐다. 

20일 서울 도봉경찰서는 준사기 등의 혐의로 A(27)씨를 구속, B(27)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들 A씨와 B씨, 그리고 피해자인 지적장애인 C(29)씨의 만남은 온라인 게임에서 시작됐다. 이들은 지난 2015년 10월 온라인 게임에서 우연히 알게 되었는데 A씨 등은 C씨와의 대화를 통해 C씨가 정신병원에 입원하여 정신과 약물치료를 받는 등 지적장애가 있음을 파악했다.

C씨는 대화를 하는 도중 친구가 없다며 외로움을 표했고 이에 A씨 등은 자신들이 고민을 들어 줄테니 친구처럼 지내자며 접근했다. 그러고는 C씨가 장애로 인해 남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는 것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A씨는 지난해 1월에 C씨에게서 현금 120만원을 받아 정장을 사는가 하면 10월 인터넷 쇼핑몰에서 C씨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23만 원짜리 상품을 결제하기도 하였다. 또한 운전 경력이 없는 C씨에게 ‘대형 고급 세단’을 사 준다며 신용대출을 700만원을 받게 하고는 근저당 350만원이 설정된 자신의 시가 220만 원짜리 소형차를 넘겨줬다.

게다가 이들은 C씨에게 문신을 하라며 소개비 명목으로 120만원을 받아 챙겼고 타투샵을 운영하는 이들에게 소개비 10만원씩 20만원을 챙기기도 해 피해자에게 지울 수 없는 흔적까지 남겨 버렸다. 

C씨가 A씨와 B씨에게 빼앗긴 돈은 C씨가 아버지가 운영하는 노점일을 도우며 한 푼 두 푼 모은 것으로 여기에 대출로 인한 빚까지 생겨 아버지가 대신 갚아가고 있는 중이다. 

야생에서 상위 포식자에게 잡아먹히는 1순위는 늙고 아프거나 어린 ‘약자’다. 이들은 건강하고 튼튼하지 않아 도망을 갈 수 없어 포식자에게 영양분을 제공하는 위치에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인간이 이런 야생동물과 다르다고 할 수 있는 점은 바로 약자를 보호한다는 것에 있다. 자신보다 약한 자들의 처지를 이해하고 가엽게 여겨 도와주고 지켜주어야 하는 것이 건강하고 강한 인간의 할 도리라 할 수 있는 것이다.

본인의 장애 때문에 쉽게 친구를 사귈 수 없어 외로워하는 피해자에게 이들은 다시는 잊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겨주었다. 그야말로 야생에서 다친 임팔라를 공격하는 하이에나 같은 행동을 한 것이다. 

장애를 가지지 않고 태어난 것은 매우 큰 축복이다. 장애를 가지고 싶어서 가지는 사람이 어디 있다는 말인가. 이를 망각하고 타인에게 큰 상처를 주는 행위는 결코 좋은 마무리를 가져오지 못 할 것이다. 좀 더 사람답게 사람을 대할 수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