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기자 / 디자인 이연선 pro] 절대 내 뒷마당에는 안 돼! (NIMBY, Not in my yard!), 즉 님비라는 말이 있다. 사회적으로는 필요한 시설이지만 그 시설의 위험성이나 혐오성 때문에 내 주위에 그 시설이 들어드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는 지역이기주의의 한 양상이다.

이처럼 한 정부에서 시행은 해야 하는 정책이지만 골치 아픈 문제가 산재해 있는 정책을 다음 정부로 넘기는 현상을 님비와 비슷한 님티 (NIMTE, Not in my term!)라고 부른다. 이는 말 그대로 “내 임기 중에는 안돼!” 의 뜻으로 일반적으로 인가나 허가권을 가진 공무원들이 정부 정책 등에 반해 정책 집행을 거부하는 현상을 일컫는다.

또한 정치에서도 골치 아픈 정책 등을 다음 정부로 떠넘기는 행위를 님티라고 부르는데, 대표적인 정책 중 하나가 바로 ‘균형재정’이라 할 수 있다.

대통령 후보들은 대선 당시에는 공약 중 하나로 자신의 임기 중 적자 재정을 청산하는 균형재정을 달성을 내세우지만 이를 차일피일 미루다가 결국 다음 정부로 넘겨버린다.

균형재정을 달성하려면 정부의 지출을 줄여 채무를 없애 재정건전성을 높여야 하는데,정부의 지출을 줄여 버리면 국정을 운영하는데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적극적으로 균형재정을 달성하려는 모험을 하려 하지 않는다.

하지만 대선때 공약은 했기 때문에 가급적 최대한 임기 말 쯤 달성한다고 목표를 세우면서 차일피일 미루다 결국 차기 정권에 이 부담을 넘겨버리게 된다. 임기 말 쯤에는 대통령의 권한이 급속도로 빠져 나가는 ‘레임덕’이 와 어떤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기가 어려워지는데 이 시기에 균형재정을 이루겠다고 하는 것은 안 하겠다는 말과 같은 맥락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박근혜 정부 역시 2013년 첫 예산안을 구성할 때 이미 임기 마지막 해인 2017년에 균형재정을 달성하겠다고 밝혀 님티 논란을 벗어날 수 없었다. 게다가 균형재정 달성은커녕 탄핵이라는 헌정 사상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면서 균형재정은 또다시 차기 정권의 부담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님비’가 공공의 이익보다 자신의 이익을 더욱 높게 평가하는 지역이기주의로 인해 발생한다면 ‘님티’는 ‘이 시기만 벗어나자’라는 공기관이나 정부의 책임 회피가 주된 내용이다. 당선을 위해 그럴싸한 공약은 해 놓고 이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행위다. 다음 정권에서는 국민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 이런 님티의 행태를 보지 않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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