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기자 / 디자인 이정선 pro] 남극은 지구상에서 가장 추운 곳이기도 하지만 지구에서 가장 해양 생태계가 잘 보존되어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런 남극의 바다 중에서도 ‘로스해’는 특히 생태계가 잘 보존된 바다로 평가되고 있다.

1841년 ‘J. 로스’가 발견하여 이름이 붙여진 로스해는 태평양 바다가 남극 대륙으로 깊이 만입(강이나 바다의 물이 활의 등처럼 뭍으로 휘어져 있는 것)해 있는 바다로 남위 77° 이남은 300~900m 두께의 얼음(로스 빙붕)으로 덮여 있고 대부분이 수심 1000m의 대륙붕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곳은 석유와 천연 가스의 매장량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었는데, 현재는 지구의 미래를 지키기 위한 중요한 지역으로 더욱 부각되고 있다. 

로스해는 175만㎢로 전체 남극해의 2%에 해당하며 전 세계 아델리펭귄의 38%, 남극 바다제비의 30%, 남극 밍크고래 약 6% 등이 사는 등 약 1,000종 이상의 동물들이 살고 있어 생태계의 보고로 불리고 있다. 또한 심해에 쌓여 있는 영양 물질들은 조류를 타고 전 세계로 퍼져 나가 지구 생태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처럼 지구 전체의 생태계에 큰 역할을 하는 로스해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한 세계는 이 지역을 보호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남극 해양생물자원 보존위원회(Commission for the Conservation of Antarctic Marine LivingResources, CCAMLR)는 지난 2월 28일 호주 호바트시에서 열린 정례회의에서 남극의 로스해(Ross Sea)에 해양보호구역(Marine Protected Area, MPA)을 지정하는데 만장일치로 합의했다.

세계 24개국과 유럽연합(EU)이 포함되어 있는 이 위원회에서 미국과 뉴질랜드는 처음으로 이 지역을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할 것을 제안했다. 하지만 지난해까지 이 지역에서 조업 등 이익을 취해 오던 러시아의 반대로 지정되지 못했다가 올해 노선을 바꿔 동의하게 됨으로써 로스해는 이제 세계 최대의 해상공원이 되었다.

이번 해양보호구역 지정으로 인해 앞으로 35년 동안 로스해에서는 연구 목적으로 크릴 세우나 메로를 잡는 것 외에는 해양생물과 무기물 등 그 무엇도 채취할 수 없게 되었다. 인간의 손을 타지 않게 됨으로써 로스해의 생태계와 어족자원을 보호하고 환경변화를 최대한 늦춰보겠다는 의지다.   

급변하는 기후변화 등 환경문제가 대두되는 지금, 이번 로스해의 해양보호구역 지정은 미래를 위한 선택이 아닌 필수임을 전 세계가 인정했다는 점에서 의미하는 바가 크다. 인류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더 많은 지역이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보호받아야 한다. 세계 최대의 해양보호구역 로스해. 로스해의 보호는 자연을 보호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인류를 보호한다는 의미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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