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기자] 지난 3월 안동시는 경북도민체전을 앞두고 안동시농업기술센터가 지난해 말 파종해 재배한 꽃양귀비 (관상용 양귀비) 3,800여포기를 강변도로에 심었다.

그런데 지난달 중순쯤 강변길을 산책하던 시민들은 이 꽃들이 자주 볼 수 있었던 관상용 양귀비와 모양이 다른 것을 이상하게 여겼고 이에 경찰에 신고했다.

이에 경찰은 심어져 있던 꽃들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성분 분석을 의뢰했고 꽃들 사이에 아편 등의 마약을 제조하는데 사용하는 마약 양귀비가 섞여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안동시는 경찰에 이런 통보를 받고 마약 양귀비와 꽃양귀비를 구분하지 않고 전량 폐기했다.

▲ 출처/픽사베이

안동시와 경찰은 이 마약 양귀비가 도대체 어떻게 꽃양귀비와 함께 재배되었는지 알기 위해 추적을 시작했다. 조사 결과 지난해 8월 농업기술센터를 찾은 한 방문객이 꽃양귀비 씨앗이라며 양귀비 씨앗을 전달한 것으로 밝혀졌으며 안동농업기술센터는 이에 별 의심을 하지 않고 기존의 꽃양귀비 씨앗과 섞어 파종했다.

처음 양귀비 씨앗을 받은 직원은 시기를 지난해 8월 전후로 어렴풋이 기억하지만 전달자가 누구인지는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한다고 하여 경찰은 농업기술센터 방문객 명단이나 센터의 폐쇄회로(CC)TV 녹화화면이 남아 있는지를 확인해 최초 전달자를 찾을 방침이다.

하지만 CCTV의 녹화분은 통상 1개월가량만 보관하게 되어 있어 이를 통한 수사가 원할하게 진행이 될 지는 의문이 되고 있다. 또한 농민이나 시민들이 자주 출입하는 특성 상 용의자를 특정하기도 힘들다는 제약도 존재해 수사의 난관이 되고 있다.

그러나 경찰은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마약의 재료가 되는 양귀비를 안동 도심에 심게 한 범인을 반드시 잡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런 전대미문의 실수를 저지른 안동시에 대해서는 “안동시가 업무착오로 양귀비 씨앗을 확인하지 않고 파종한 잘못이 있었지만 파종하는 과정에 고의성이 없어 처벌하지 않을 방침이다”라고만 밝혀 봐주기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도 일어나고 있다. 

육안으로 확연히 구분이 가능한 마약 양귀비와 관상용 양귀비를 낙농, 화훼의 전문가인 농업기술센터의 구성원들이 구분하지 못하고 부끄럽게도 시민들이 신고를 할 때 까지 몰랐다는 것은 고의가 없다고는 하지만 업무적인 전문성에 대한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어떤 의도로 마약 양귀비의 씨앗이 농업기술센터로 흘러 들어왔는지는 조사가 필요하지만, 공기관이 전문성을 보이고 제대로 일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으려면 이런 어이없는 ‘실수’는 다시는 발생하지 말아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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