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문선아] 일반인들이 유명 작가 사진을 직접 구매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최근 SNS서 화제가 되고 있는 전시회에선 유명 작가인 김중만의 사진을 적게는 1만 원에서 3만 원으로 구매할 수 있다. 석 달전 프랑스 파리에서 그의 작품이 1억 원에 팔려나간 것에 비하면 파격적인 가격이다.

‘아트 슈퍼마켓’이라는 이름의 전시회는 사진 작가로 유명한 김중만씨가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작업한 시기인 2000년 이후 세계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찍은 사진을 전시 및 판매하고 있다. '예술가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진정한 나눔의 실천'이라는 이번 전시회는 입장료 전액이 고려대 안암병원에 기부된다.

▲ ‘아트 슈퍼마켓’ 포스터(출처/BFL)

사진 작품을 구매한다는 것에 생소한 우리나라에서 고가로 팔릴 수 있는 자신의 작품을 쉽게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 사진작가 김중만의 결단은 가히 파격적이다.

대한민국 대표 사진작가 김중만은 강원도 철원 출생이지만 그의 어린시절은 빈민국 의료지원을 하러 간 소아과 의사인 아버지를 따라 아프리카에서 보내게 된다. 아프리카에는 학교가 없어 프랑스 시골 학교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그는 수학을 너무 싫어해 수학을 못해도 들어갈 수 있는 국립응용미술대학을 들어가 서양화를 전공했다.

▲ 서양화를 전공하던 그는 사진을 취미로 하는 법대 친구의 기숙사 암실에서 사진 인화를 처음 마주치게 된다. (출처/ GT on the road 페이스북)

그러던 중 사진을 취미로 하는 법대 친구의 기숙사 암실에서 사진 인화를 처음 마주치게 되었고 그 뒤로 카메라를 빌려 잠잘 때와 샤워할 때를 제외하고는 사진기를 손에서 놓지 않았다고 전한다. 당시 그가 카메라를 잡을 때에는 사진보단 그림이 더욱 예술로 인정받을 때라 대학교수들은 그를 말렸지만 20년 뒤 사진 역시 훌륭한 예술로 인정되면서 그의 시대를 앞선 안목에 교수들도 결국 인정했다.

그렇게 빠지게 된 그의 사진 실력은 매우 뛰어났다. 1977년 프랑스 '아를 국제 사진 페스티벌'에서 젊은 작가상을 수상했고, 만 23세에 프랑스 '오늘의 사진작가 80인'에 최연소 작가로 선정돼 이름을 떨쳤다.

▲ (출처/IMAGING KOREA_주헝가리 한국문화원 제공)

1977년에는 서울에서 첫 전시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그는 2000년대 까지는 상업 사진에 대해 생각하지 않았지만 가족들을 부양하기 위해 스튜디오를 설립해 상업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이 때 전도연, 원빈, 정우성, 배용준 등 국내 톱스타들의 화보 및 광고 사진, 영화 포스터 등 다양한 분야의 사진은 그를 국내에서 더욱 유명하게 만들었다. 

그렇게 평탄한 생활을 보내는 듯 했지만 2006년 그는 상업사진을 포기한다고 선언한다. 50대가 훌쩍 넘은 나이였지만 다른 사진사의 길을 걸어야겠다고 생각하며 기아와 질병으로 고생하는 아프리카 아이들을 후원하기 위한 예술 사진으로 다시 되돌아갔다.

▲ 예순이 훌쩍 넘은 나이지만 여전히 현직 사진작가로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김중만(출처/ GT on the road 페이스북)

아프리카 아이들을 위한 축구 골대 설치 사업과 캄보디아 미술학교, 고려대 안암병원과 함께하는 저소득층을 위한 안과 수술 사업인 '큐어 포 아이즈'(Cure for Eyes) 등 다양한 자선사업을 진행해 왔다.

예순이 훌쩍 넘은 나이지만 여전히 현직 사진작가로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김중만. 동양인으로, 더 구체적으로는 한국인으로서 사진작가 1등을 하고 싶다는 그에겐 여전히 20대와 같은 도전 의식과 열정이 살아 숨쉬고 있다.

나이를 잊은 그의 모범적인 도전...많은 것을 포기해 버린 우리 사회가 본받아야 할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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