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이호기자] 경찰은 2일 서울 일부 경찰서가 관내 아파트단지를 출입하는 남성 주민과 배달원 등에게 엘리베이터 안에서 마스크와 헬멧 착용을 자제할 것을 아파트 관리사무소와 인근 음식점주 등을 통해 당부했다고 밝혔다.

이는 경찰청이 지난달 30일 열린 ‘전국경찰지휘부 회의’에서 지방경찰청이나 일선 경찰청에 이런 내용의 여성범죄 예방 대책을 강구할 것을 지시한 데 의한 것이다.

또한 경찰은 자체적 실시한 설문 조사 등을 통해 여성들이 마스크나 헬맷 등으로 얼굴을 가린 낯선 남성과 엘리베이터를 같이 타는 것을 가장 두려워한다는 사실을 파악해 이 같은 조치를 마련했다고 전했다.

한 경찰 관계자는 여성들이 엘리베이터안에서 큰 두려움을 느끼며 주민이나 택배기사, 음식 배달원 등이 엘리베이터에서 헬멧을 잠시 벗으면 범죄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 헬멧을 쓰지 않으면 범죄가 줄어들까 (출처/픽사베이)

하지만 경찰의 이 같은 조치에 해당 주민과 택배기사, 배달원 등은 황당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업무 여건상 야외에서 일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미세먼지 등을 막기 위해 착용한 마스크를 여성이 두려워 한다는 이유로 벗어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여성의 두려움은 없앨지언정 사건이 발생하는 것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는 없는 부분이고 헬맷과 마스크가 범죄가 발생하는데 있어서 큰 상관관계도 없기 때문에 눈가리고 아웅식의 조치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게다가 최근 발생하는 묻지마 사건들이 여혐(여성 혐오)을 근거로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는 것을 막아야 하는 입장에서 오히려 모든 남성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몬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현재 발생하고 있는 묻지마 사건들에 대해 경찰은 이성간의 혐오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 아닌 개인의 정신 착란에 의한 것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스스로 발표한 내용에 따라 사건을 발생시킬 수 있는 특정 인물들에 대한 관리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하는 것과는 달리 근본적으로 범죄 발생과는 무관한 조치로 이성간의 골만 넓히고 있다.

현재 발생하고 있는 범죄들은 단순히 눈에 보이는 것만 치운다고 해결되는 것들이 아니다. 사회의 변화로 인해 과거에 비해 더욱 예민해지고 부적응하고 있는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사회적인 솔루션이 매우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이 와중에 바로 앞만 보는 행정편의주의적인 행동은 잠재적인 사회 문제를 오히려 더 크게 키울 가능성이 있다.

사회적인 문제로 불거지면서 비슷한 범죄가 증가하고 있다.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여 여성 뿐만 아니라 전 국민이 안심할 수 있게 최선의 노력을 다 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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