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이자 남편인 70대 가장을 폭행하고 강제로 정신병원에 입원시킨 모자(母子)가 입건됐다.

충남지방경찰청 수사과는 아버지 A(70)씨를 폭행하고 알코올 중독자로 몰아 정신병원에 감금한 혐의(공동감금 등)로 아들 B(34)씨와 아내 C(63)씨를 각각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고 24일 밝혔다.

또 경찰은 이들 모자가 A씨를 정신병원에 감금할 수 있도록 도운 혐의(정신보건법 위반)로 충남 홍성의 한 정신병원 의사 등 2명도 기소 의견으로 함께 송치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아들 B씨는 2011년 1월 2일 오후 충남 천안시 자신의 집에서 어머니와 말다툼을 하며 시끄럽게 했다는 이유로 아버지를 넘어뜨린 뒤 목을 조르고 발로 수차례 걷어찬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A씨는 B씨에게 또다시 자신을 폭행하면 고발하겠다는 편지를 썼다.

그 후 C씨는 외식하자며 A씨를 집 밖으로 불러낸 뒤 미리 대기시켜 놓은 응급환자 이송단 관계자를 시켜 A씨를 정신병원에 입원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B씨 모자는 또 A씨에게 알코올 중독과 성격 장애가 있는 것처럼 몰아 강제로 정신병원에 감금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A씨가 알코올과 관련 큰 문제는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모자는 그러나 A씨가 평소 술을 마시면 새벽까지 잔소리하며 괴롭히는 등 정신병력이 있어 병원에 입원시켰다며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아들 B씨가 아버지로부터 고발하겠다는 편지를 받자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아버지를 정신병원에 감금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이 과정에서 의사 D씨 등은 A씨를 직접 진찰하지 않은 채 1인실에 격리하는 등 입원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정신보건법은 보호자의 동의가 있더라도 정신과 전문의가 환자를 직접 진찰하고 입원이 필요하다고 진단한 경우에만 정신병원 입원이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들의 범행은 아버지의 연락이 갑자기 끊긴 것을 이상하게 여긴 A씨 여동생의 추적으로 세상에 드러났다.

A씨의 여동생은 119 위치추적을 통해 A씨가 병원에 감금됐다는 사실을 인지, 보건복지부에 해당 병원을 조사해 달라는 민원을 내 감금 7일 만에 A씨를 구해냈다.

A씨의 여동생은 "오빠로부터 갑자기 연락이 끊기면 119에 위치추적을 의뢰하라는 말을 들었다"며 "이번 사건 전까지 고혈압과 전립선 질환만 있던 오빠가 감금 당시 충격으로 지금은 거동도 못하고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