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홍시라] 미국 햄버거 체인 버거킹은 100번 째 국가로 인도 수도 뉴델리에 첫 매장을 열었다. 버거킹 매장이 뉴델리에 오픈된 것이 의미가 큰 데는 바로 ‘고기’에 있다. 인도인 대부분은 종교적 이유로 소 도축을 거부하고 있다. 따라서 인도 버거킹 1호점은 국가적 특성을 고려해 ‘소고기 없는 매장’을 만들고자 노력했다고 한다.

버거킹이 인도시장에 내놓은 대표적인 메뉴는 소고기 없는 와퍼이다. 특별히 인도에서만 와퍼에 소고기 대신 양고기와 닭고기를 사용하는 것이다. 힌두교인이 대부분인 인도는 소고기를 먹지 않는 국가다. 이와 비슷한 사례로 이슬람 국가는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다. 왜 힌두교 국가와 이슬람 국가는 각각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것일까?

▲ [사진출처= 픽사베이]

먼저 힌두교다. 사실 힌두교인들이 처음부터 소고기를 먹지 않은 것은 아니다. 현재는 폐지됐지만 수천 년간 인도인의 생활 규율 역할을 해왔던 카스트제도 중 가장 높은 계급인 브라만(제사장)은 과거 ‘소’를 힌두교의 신 중 시바신이 타고 다니는 운송수단이라며 신성한 가축으로 만들어 사람들이 먹지 못하게 만들었다.

인도의 인구가 증가하고 농경이 점차 확대되면서 쟁기를 끌 소의 중요성이 커졌고, 땔감이 부족할 때 소똥까지 연료로 쓰이는 만큼 소의 역할이 중요해 소를 먹으면 농경생활이 위협을 받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시작된 전통으로 인도에서 '숫소'는 신의 운송수단이라는 힌두교의 교리로 받아들어져 사람이 소유하지 못하게 되었다. 그러나 '암소'와 '거세한 소'는 사람들이 소유해 생산 활동에 참여시킬 수 있다.

반면 이슬람교는 ‘돼지고기’를 철저한 금기식품으로 하고 있다. 쿠란에는 신의 명령으로 돼지고기 금기가 명시되어있다고 한다. 그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신빙성이 있는 것은 바로 중동지역의 환경 때문이다. 고대 중동 지역에서 음식을 제공하는 중요한 동물이 소·양·염소 세 가지 동물이었다. 이 동물들은 풀이나 짚과 같은 거친 섬유질 먹이를 소화시키기에 가장 효과적인 신체 구조를 가지고 있는 반추동물이다. 인간이 먹지 않는 풀이나 짚, 건초, 관목과 잎사귀들을 먹고 되새김질로 소화시키면서 고기와 젖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반면 돼지는 잡식동물로서 되새김질을 하지 않아 풀이나 짚, 나뭇잎처럼 섬유소가 많은 것을 제공하면 제대로 소화시키지 못해 성장하지 못한다. 그래서 섬유소가 적은 밀이나 옥수수, 감자, 콩 등을 먹이면 돼지는 잘 자라지만 인간과 먹을 것에서 경쟁관계에 놓이는 것이다. 또한 돼지의 신체의 열을 조절하는 체계는 건조한 중동 지역에 적합지 않아 돼지를 기르려면 인위적으로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주고 몸을 식힐 수 있도록 물을 준비해 주어야 하며, 인간이 먹는 종류의 곡물을 먹이로 먹여야 하는 것이다.

이처럼 이슬람교와 힌두교는 자신들이 살아가는 터전에 맞게 금기시하는 음식을 만들어낸 것이었다. 그러나 작년 10월 인도 북부 다드리의 한 마을에서 무함마드 아클라크라는 이슬람교 남성이 소고기를 몰래 먹었다는 누명을 쓰고 힌두교도 100여명에 집단 폭행을 당해 음식문화에 대해 논란이 일었다.

힌두교와 이슬람교가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것이 조상들의 현명한 지혜로 인한 것이라지만, 이런 사건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각 문화의 특징을 존중해야할 것이며 현 세대에 맞는 융통성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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