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지난 달 2일 SK텔레콤이 420만 명의 케이블TV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는 CJ헬로비전을 전격 인수하면서 유료 방송 시장에 일대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정부 인가를 거쳐 내년 4월까지 합병 작업이 완료되면 연 매출 4조 원에 유료방송 가입자 750만 명을 확보한 공룡 미디어 기업이 출범하게 된다.

이들 거대 유료 방송 사업자들의 가장 큰 경쟁자들은 OTT(Over The Top)가 될 공산이 크다. OTT는 인터넷을 통해 드라마, 영화 등을 제공하는 서비스로, ‘TV의 미래’로 불린다. 미국을 비롯한 해외에서는 유튜브, 넷플릭스, 훌루 등 OTT 서비스가 급격히 성장하면서 많은 시청자들이 유료방송을 해지하고 OTT로 건너가고 있는 추세다.

이에 유료방송업체들은 TV서비스와 묶지 않고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만 제공하는 OOT (Online-Only TV)서비스로 대응하고 있다. 미국의 슬링TV, 스트림, 고90 등의 OOT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국내에서도 이러한 변화는 예고되고 있다. 당장 내년에 세계 최대 유료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인 미국 넷플릭스(Netflix)의 국내 상륙이 예정되어 있고, 이후 해외 거대 OTT 사업자들이 국내 진출이 가속화 되면 국내 업체 또한 OTT로 이러한 변화에 대응할 공산이 크다.

결국 유료 미디어 업계의 경쟁은 콘텐츠의 질로 판가름 날 확률이 높다. 이러한 점을 잘 알고 있는 OTT 사업자들은 자체 제작 프로그램으로 콘텐츠 경쟁력 확보에 나섰다. 이미 넷플릭스는 자체 제작한 드라마를 에미상 수상작에 올릴 정도로 역량을 확보했고, 애플 또한 콘텐츠 제작 인력을 영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튜브도 유료 서비스를 출시하며 자체 콘텐츠 제작에 나섰다.

유료 콘텐츠 시장이 양은 물론 질적으로 확대되면서 유료 콘텐츠를 제공하는 플랫폼에도 일대 변화가 예상된다. 국내에서도 저작권에 대한 인식 강화 및 양질의 콘텐츠 양산으로 유료 콘텐츠를 이용하는 수요는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이며, 이러한 수요에 대응해 보다 강화된 저작권 기술과 창작자 중심의 콘텐츠 가격 결정 구조를 탑재한 플랫폼이 새로이 주목을 받게 될 것으로 업계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1일 론칭한 윈벤션(Winvention)이다. 트랜스미디어 플랫폼 기업인 타이탄플랫폼(대표이사 윤재영)이 개발한 윈벤션은 기존 플랫폼과는 달리 이력 추적 시스템을 통한 콘텐츠의 저작권 보호와 창작자 중심의 가격 결정권 등을 앞세워 콘텐츠 플랫폼 시장에 일대 변혁을 예고하고 있다.

이처럼 대기업 간의 합종연횡과 글로벌 기업들의 공세, 그리고 새로운 서비스의 등장으로 유료 콘텐츠 시장의 전쟁터가 된 한국, 어쩌면 양질의 콘텐츠를 즐기게 된 소비자들이야말로 이러한 소리 없는 전쟁의 승자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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