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한성현] 지난 아이디언 인터뷰에서는 남자 보육교사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과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해보았다. 오늘 아이디언 인터뷰에서는 호크마 숲놀이학교의 석규호 원장과 함께 남자 보육교사를 바라보는 학부모들의 인식 변화와 현재 많은 이슈가 되고 있는 아이들의 ADHD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part1. 석규호 원장의 숲놀이학교 개원, 바뀌지 않은 인식.

- 초반에 놀이학교를 개원했을 당시 힘들었을 것 같습니다.
그렇죠. 개원을 하더라도 아이들이 입학을 해야 운영을 하잖아요. 그런데 그 당시 결혼을 안했고, 젊은 남자 총각이 원장이라고 하니 학부모 상담자체가 어려운거에요. ‘어떻게 믿고 보내?’ 이거에요. 어린이집 교사시절보다 더 심한 거죠. 제가 알기로는 우리나라에 젊은 남자총각 남자 원장이 없거든요. 남자 보육교사가 없는데 남자 원장은 어떻겠습니까?

학부모들이 신기해 하긴 해요. 그렇지만 안 보내죠. ‘너가 애 키워봤어’, ‘결혼은 했어?’ 이런 선입견이 반복 되는 거죠. 그리고 저희 놀이학교 특성상 밖에 매일 나가게 되는데 ‘남자라서 몰라서 그러는 것 같아’라는 인식이 복합적으로 쌓이는 거죠. 그러니까 숲놀이학교를 하면서 초반에 남자라는 이유로. 특히 젊은 총각 원장 선생님이라는 것으로 훨씬 많은 고통을 느꼈어요.

▲ 석규호 원장이 숲놀이학교를 개원했을 당시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출처/호크마숲 놀이학교)

- 그래도 긍정적으로 보시는 학부모들이 계셨을 것 같은데요.
있기는 있으셨어요. 근데 소수였다는 거죠.

- 몇 퍼센트 정도 됐을까요?
1%도 안 됐었어요. 일단 대부분 학부모들이 제 나이를 물어봐요. 그리고 저는 학부모들이 대놓고 ‘왜 남자선생님이 이런 것을 해요?’, ‘어 젊으시네요?’ 이 한마디만 해도 그게 무슨 뜻인지 알아요.

-그렇죠. 많은 의미를 포함하고 있죠.

네. ‘원장님 젊으시네요.’ 그게 무슨 말이냐면, ‘젊은 남자 원장님이 무슨 이런 걸 해 웃긴다. 진짜 신기하다. 근데 우리 애는 못 맡길 것 같아.’ 이게 다 내포되어 있는 거거든요. 그래서 저는 덧붙여서 얘기하죠. ‘아, 젊어요. 저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젊은 남자 원장이고 그래서 아이들하고 매일 더 씩씩하게 놀아줄 수 있는 그런 원장이에요.’ 이렇게 덧붙이죠. 남자 보육교사, 원장에 대한 생각을 바꾸게 하려고요.

part2. 인식을 바꾸기 위한 노력

-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을 것 같습니다.
많이 노력했죠. 홍보를 해야 하니까. 매일 밖에 나가서 신발도 안 신고 맨발로 돌아다니면서 풍선도 주고, 전단지도 주고 그랬어요.

▲ 홍보 당시 아이들과 함께 뛰노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맨발로 다녔다는 석규호 원장, 놀이 프로그램에서도 맨발로 뛰노는 프로그램이 있다.(출처/호크마 숲놀이학교)

- 맨발이요?
네. 왜 맨발로 했냐면 맨발로 이렇게 뛰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리고 우리 아이들 활동 중에 맨발로 흙 밟고 노는 활동이 있거든요. 그렇게 홍보하기도 했고, 어린이날 같을 때 따로 공원에 가서 인형 탈을 뒤집어쓰고 전단지를 나눠주기도 하고 라디오 신청해서 거기에 나가 출연해서 얘기하기도 하고 다양하게 했죠.

- 해가 지날수록 학부모들의 인식은 많이 변화 했나요?

많이 바뀌었어요. 지금은 상담하러 온 학부모들은 남자 원장과 남자 보육교사가 있다는 것을 알고와요. 아이들이 재밌게 씩씩하게 놀고 매일 나가노는 곳인 것을 알고 오시는 거죠. 그런 게 다 바뀌었습니다.

▲ 아이들의 변화하는 모습을 보면서 학부모의 신뢰도는 높아졌다.(출처/호크마 숲놀이학교)

그리고 지금 다니는 아이들 학부모의 신뢰도가 굉장히 높아졌어요. 그래서 대한민국 행복지수 상위1%라고 말할 정도예요. 다른데서 경험할 수 없는 것을 정말 많이 경험하고 그다음에 스스로 밖에 나가서 잘 놀면서 많이 배우는 거죠. 예전에는 조금 다니다 그만두고 했는데 요즘에는 입학하면 기본 3~4년이에요. 거의 초등학교를 졸업하고도 주말 반으로 오는 거죠.

part3. 아동기 ADHD 증상, 잘못 된 부분도 있다?

- 아동기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가 요즘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요즘 언어치료, 놀이치료, 미술치료가 불과 10년 전보다 굉장히 많이 생겼어요. 마음에 상처가 있거나 언어가 늦거나 스트레스를 받아서 이런 치료가 필요한 아이들이 많아졌는데요. 유심히 보시면 여자아이들보다 남자아이들이 훨씬 많습니다.

▲ 호크마 숲놀이학교에서는 에너지를 쏟아내는 활동 및 놀이학교 내에서 다양한 교육도 받고 있다.(출처/호크마 숲놀이학교)

- 남자아이들이 더 많다고요?

네. 그게 왜 그럴까라는 고민을 저도 해봤는데요. 남자교사라 더 파악하기는 쉬웠어요. 남자아이들은 여자아이들에게 비해 에너지도 더 넘치고 산만하고 씩씩한데 체력적으로 여자 보육교사 선생님들이 못 따라 오는거죠.

-거기에다 힘들어하시는 분들도 많죠.

그렇죠. 아이들은 에너지를 쏟아내는 놀이가 많아야 하는데 부족하다보니까 그 친구들이 욕구를 못 풀어내고 쌓아두게 되는 것이죠. 그렇게 되면 아이를 통제해도 계속 왔다 갔다하고 까불고 산만해집니다. 그걸 보고 사람들은 이 아이를 ADHD판명을 내려버리는 거죠. 그래서 남자 보육교사들이 더 필요한 거예요. 그 친구들이 에너지를 더 쏟아내서 발산시켜줄 수 있는 사람들이 필요한 것이죠.

- 실제적으로도 ADHD가 아닌데도 그냥 판단해 버리는 경우도 있는 것인가요?
실제로 많습니다. 아이가 조금만이라도 가만히 못 있으면 ADHD 판명을 내리는 경우도 있어요. 아이들은 놀이가 부족해서 더 관심 받으려고 과잉행동하고 더 산만하게 하고 그냥 그랬던 친구들인 거죠. 그런데 그걸 가지고 ‘너는 조용히 앉아 있지 못하니까 너는 문제아야’, ‘너는 치료를 필요로 하는 아이야’ 이렇게 딱 잘라버리는 것이죠.

- 조금 좋지 않은 상황인 것 같은데요. 이런 문제들을 해결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아이를 많이 놀리고 자유롭게 통제를 풀어주는 게 사실 가장 빠른 거거든요. 가정이나 유치원, 어린이집에서 앉아 교육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신나게 에너지를 발산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죠. 가족과 여행이나 캠프를 간다든가 몸으로 체험하는 놀이들을 즐겨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스마트폰, 컴퓨터가 없던 시절, 우리는 어린 시절 강, 산, 바다에서 자유롭게 뛰어 놀면서 자연과 함께 자라왔다. 그러나 요즘의 아이들은 자연과 함께 에너지를 쏟을 공간이 부족하기에 기계화되어가는 불안함을 보이곤 한다. 아빠의 부족한 면을 채워줄 수 있는 남자 보육교사의 역할. 에너지 넘치고 활기 넘치는 그들이 있기에, 우리 아이들의 미래가 밝아 보인다.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