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독서를 친밀한 경험으로 만드는 중요한 이점 중 하나는 강력한 언어 및 의사소통 기술의 발달이다. 독서가 개인적이고 즐거운 활동이 되면 아이들은 다양한 텍스트에 참여하여 어휘력과 이해력을 확장할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 이와 관련하여 사각사각 독서논술의 이주연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이주연 대표    
이주연 대표    

Q. 사각사각 독서논술의 설립 취지를 말씀해 주십시오.

A. 대학 내내 공연 예술에 푹 빠져 살았어요. 스토리와 음악이 결합된 뮤지컬은 책과 음악을 좋아했던 제가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분야였죠. 무엇보다도 제 관점에서 공연을 새롭게 해석하고 풀어내는 작업이 재밌어서 그 과정을 블로그에 기록하였는데 점차 방문자가 늘어나고 관심을 받게 되었어요. 글을 쓰는 일을 이렇게 시작하게 되었어요. 첫 직장도 공연기획부 홍보팀에 소속되어 작품을 소개하고 알리는 업무를 맡았어요. 더 매끄럽게 글을 잘 쓰고 싶다는 욕심이 자연스레 생겼고 이 시기부터 책을 본격적으로 많이 읽었어요.

책에서 다양한 인사이트를 얻는 것이 즐거워 책을 다루는 일이 하고 싶어졌고, 곧장 대형 서점에서 근무를 시작했어요. 그러다가 내내 책에 빠져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 하는 고민을 하게 되었고 아이들을 지도하는 일로 이어지게 되었어요. 누군가를 가르치는 일을 해본 적도 없고 전공도 아니었지만 이상하리만큼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어요. 먼저 독서 지도의 의미와 중요성을 생각해 보았을 때, 책을 좋아하고 글쓰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자세, 무엇보다 사람의 성장 가능성을 볼 줄 아는 눈과 생각의 유연성 그리고 창의력이 필요한 직업이라고 생각했어요. 성장 과정에서 쌓은 인문학적 소양과 독서 경험 덕분에 제게 이런 강점이 있다고 확신했거든요. 예상대로 일은 너무 재밌었었어요. 첫 근무지에서 운이 좋게도 초등부부터 고등부 아이들까지 다양한 학생을 만나면서 현장 경험을 많이 쌓을 수 있었어요.

다만 짜여져 있는 커리큘럼대로 진행해야 한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느껴졌어요. 주어진 상황대로 하는 것이 아닌 학원 측과 의논하여 제 식대로 아이디어를 넣어 수업을 재구성해 나갔어요. 그 수업이 반응도 좋고 결과물도 만족스러워서 사업 가능성을 볼 수 있었어요. 때마침 코로나가 본격적으로 확산되면서 한동안 일을 쉬게 되었고 그때 교육대학원 진학과 더불어 온라인 수업으로까지 영역을 확장하였고 이렇게 창업을 할 수 있었어요. 창업 과정을 적고 보니 매 순간 제가 가고자 하는 길이 내게 최선인지, 정말 즐거운지 끊임없이 생각했던 거 같아요. 무엇보다 마음이 진심으로 원하는 것에 머뭇거리지 않고 시도하였던 것이 가장 큰 설립 취지가 되어 준 것 같습니다.

Q. 사각사각 독서논술의 주요 프로그램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오.

A. 사각사각 독서논술의 프로그램에서 가장 특징적인 것은 ‘그림책으로 철학하기’입니다. 그림책만 읽진 않지만 중고등부까지도 수업 초반엔 짧은 단편집이나 그림책을 많이 다룹니다. 수업을 마무리한 뒤에는 매시간 수업 중 아이의 반응을 학부모님께 구체적으로 전달드리는데요. 그림책 분량이 짧다 보니 학부모님도 같이 그림책을 읽고 내 아이에 대해서 더 이해할 수 있는 시간으로 이어집니다.

또 한 가지 특징으로는 ‘예술’을 접목한 수업입니다. 《어린이는 모두 시인이다》라는 이오덕 선생님의 책처럼 ‘어린이는 모두 예술가다’라는 문장을 살려 프로그램을 기획해요. 이외에도 명화, 클래식, 재즈, 뮤지컬, 영화 등 다양한 매체와 작품을 활용한 수업을 진행하면서 예술과 인문학 융합 수업을 통해 아이의 감각을 깨우는 수업을 진행하려 노력합니다. 

Q. 사각사각 독서논술만의 특징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오.

A. 저는 개인 지도를 충분히 하는 편입니다. 대부분의 독서 지도 학원에서는 그룹으로 독서 수업이 진행됩니다. 하지만 저희 사각사각에서는 1:1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고, 이 점이 가장 차별화된 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수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기에 앞서 아이의 현 읽기 상태에 대한 이해도도 충분해야 하지만 아이를 둘러싼 상황과 아이의 관심사, 고민거리 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이 학년의 보편적인 독서 수준, 또래 아이들이 기준이 아닌 제게 찾아온 이 학생만을 기준으로 두려고 노력합니다.

또, 아이가 원하는 책이나 추천한 도서를 읽고 감상을 나누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디자이너가 꿈인 친구를 위해 국내외 디자이너에 대해 공부하고 아이의 진로에 도움이 되는 책을 살펴보기도 합니다. 짜여진 커리큘럼대로만 진행하는 것이 가장 안정적이고 편합니다. 

Q. 보람을 느낀 사례나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자유롭게 말씀해 주십시오.

A. 사실 모든 선생님들이 다 비슷할 거 같은데요. 글 한 줄도 쓰기 어려웠던 친구가 한 장 가득 문장을 써 내려갈 때의 기특함은 이루 말할 수 없고, 그동안 아이랑 저랑 함께 노력했던 시간을 보상받는 기분이 들어요. ‘선생님이랑 수업하면서 책이 좋아졌다’, ‘선생님을 만나고 읽은 책이 제일 재밌다’ 이런 말을 들으면 부족하지만 올바른 길을 가고 있구나 안심되고 보람차요.

Q. 향후 목표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A. 부모님들이 어려워하시는 것 중 하나가 아이랑 독서하고 난 뒤에 어떤 점을 질문하고 대화를 나누어야 할지 모르겠다는 말씀을 많이 하세요. 저와 같은 독서 전문가를 모두가 만날 수 있는 건 아니기에 최대한 많은 아이들이 집에서 스스로 할 수 있는 교재와 학부모 안내서를 제작하고 배포하고 싶어요. 또 글 읽기에 어려움을 느끼는 아이들이 단계별로 진행할 수 있는 읽기 방법에 대해서 영상을 만들고 싶고요. 그리고 성인까지도 최대한 다양한 연령대로 넓혀 나가고 싶어요.

독서는 비용도 많이 들지 않는 데다 접근성도 용이해요. 책 한 권을 통해 인생이 달라지기도 하니 얼마나 대단하고 멋진 취미 생활이 될 수 있는지 많은 분들이 몸소 경험하고 느껴보는 데 도움을 드리고 싶어요.

Q. 독자들에게 전할 말

A. 학부모님들이 독서의 묘미를 직접 느끼는 경험을 해보셨으면 좋겠어요. 저처럼 매일 아이를 만나는 경우 교과 성취 기준이 아닌 현장에서 만나는 보통 평범한 아이들의 기준이 생기는데요. 제가 보기엔 탁월하고 뛰어난 아이인데 부모님들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이 있어요. 내 아이만 부족해 보이는 마음이 불안함으로 번져서 아이를 지나치게 채근하기도 하고요. 혹은 반대로 좀 더 할 수 있는 친구인데 부모님이 전혀 기대가 없는 경우도 있고요. 그래서 부모님들이 먼저 충분히 시간을 들여 독서하고 생각하며 내 아이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지셨으면 좋겠어요. 차츰 독서하는 의미와 맛을 알아가신다면 단순히 학습 향상에 수단으로서 독서를 여기지 않고 지금보다 좀 더 여유를 가지고 내 아이를 바라볼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아이에게 ‘평생 독자’로 살 수 있는 큰 자산을 만들어 주실 수 있을 거예요. 내 아이에게 왜 독서가 중요한지, 독서를 통해 어떤 삶의 자세를 알려 주고 싶은지에 대해 부모님들이 먼저 고민해 보는 시간을 충분히 가지시길 당부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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