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은 충분히 잘 수 있는 조건임에도 수면의 양이나 질의 현저한 불만족감이 인정되는 수면장애 증상이다. 첫째 잠들기 어려운 점, 둘째 어렵게 잠들더라도 자주 깨거나 한번 깨면 다시 잠들기가 힘들어서 수면을 유지하기 어려운 점, 셋째 너무 이른 아침에 깨버린다는 점, 넷째 앞의 3가지 문제로 일과시간에 지장을 초래한다는 점 등이 진단에 중요한 단서들이다.

이러한 불면증에는 우선 원인 질환이 확인되는 이차성(또는 속발성) 불면증이 있다. 정신과적 장애 관련 불면증, 의학적 및 중추신경계 장애 관련 불면증, 알코올 및 약물 의존성 관련 불면증, 환경적 요인 관련 불면증, 수면무호흡증 관련 불면증, 운동장애 관련 불면증, 수면각성주기 관련 불면증, 사건수면 관련 불면증 등이 바로 그것이다.

하지만 임상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불면증은 이차성 불면증보다 특별한 원인을 찾을 수 없는 일차성(또는 원발성) 불면증이 대부분이다. 당연히 뚜렷한 신체적 정신과적 원인 없이 잠을 자지 못하거나 잠을 유지하지 못한다는 특징과 함께, 최소한 1개월 동안 잠들기나 수면유지가 어렵거나 원기가 회복되지 않는 수면을 주로 호소한다. 일차성 불면증에는 정신생리적 불면증, 주관적 불면증, 특발성 불면증 등이 있다.

먼저 ‘정신생리적 불면증’은 일차성 불면증 가운데 가장 흔한 경우로서, 전체 불면증 환자의 약 50~60%를 차지한다. 정신심리적인 원인으로 인하여 각성수준이 높아져서 발생한 불면증으로서, 다른 정신과적 장애나 의학적 문제가 발견되지 않는다. 대개 직접적인 스트레스 요인이 사라진 뒤에도 잠을 계속 자지 못할 것에 대한 걱정과 함께 각성 수준이 떨어지지 않게 되면서 불면증이 지속되는 것이다. 수면을 유도해주던 자극이 반대로 수면을 방해하는 자극으로 잘못 학습되며, 수면다원검사에서 감소된 수면효율성이 확인된다.

다음으로 ‘주관적 불면증’이 있는데, 검사상 수면효율성에는 이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환자는 잠을 잘 못 잔다고 호소하기 때문에 ‘역설적 불면증’이라 부르기도 한다. 환자 스스로 잠을 드는 시간과 수면중에 깬 시간을 과대하게 추정하고 그만큼 잠들어있던 시간을 과소 추정한다. 전체 불면증 환자의 5~10% 정도이다.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환자 자신의 객관적인 수면 상태가 그렇게 나쁘지 않으며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는 것을 확인시켜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마지막 ‘특발성 불면증’은 아동기에 발병하여 평생 지속되는 경우로서, 환자들은 기질적으로 과도하게 각성되어 있다. 보통 ADHD나 난독증과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성인기에도 주의집중력이나 기억력에 손상이 동반될 수 있다. 수면과 각성 체계를 통제하는 중추신경계의 신경학적 문제가 있는 경우로서, 심리적 또는 신체적 요인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점이 특징이다. 특발성 불면증으로 진단된다면, 수면촉진제는 보조적으로만 사용되어야 한다.

도움말 : 휴한의원 노원점 김헌 원장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