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은 사람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아주 중요한 요소이다. 특히 아직 자유자재로 언어 사용이 힘든 아이들은 자신만의 세계를 예술로 표현하며 생각과 감정을 다듬어 나간다. 이와 관련하여 타이니크리에이터를 운영하는 나은지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타이니크리에이터의 나은지 대표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타이니크리에이터의 나은지 대표

Q. 타이니크리에이터의 설립(혹은 창업) 취지를 말씀해 주십시오.
A. 어린 시절 미국에서 경험한 디자인사고 교육을 국내 많은 어린이와 함께 나누고자 타이니크리에이터를 설립하게 되었다. 국내에서는 디자인 교육이 아직 디자이너 양성을 위한 직업 교육으로 많이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직관적인 사고와 분석적인 사고를 통합적으로 사용하는 디자인사고는 직업과 상관없이 누구나 삶에서 마주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미국에서 경험한 디자인사고 교육을 한국의 실태에 맞게 변형하고 다양한 환경과 연령의 친구들에게 적용할 수 있도록 개발하기 위해 오랜 기간 미술관·국제학교·문화센터·기업 등 다양한 국내 교육 현장에서 수업을 진행해 왔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더욱 체계적인 정규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이 즐겁고 자유롭게 창작의 씨앗을 키울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자 오픈하게 되었다.

Q. 타이니크리에이터의 주 서비스 분야를 소개해 주십시오.
A. 타이니크리에이터 스튜디오는 5세부터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운영한다. 다양한 감각을 자극하고 주제를 탐구해 볼 수 있는 미취학 아동 프로그램부터 유학 준비를 위한 중·고등학생 포트폴리오 반까지 다양한 연령의 친구들과 함께하고 있다.

타이니크리에이터의 정규 프로그램은 크게 STAGE 1, 2, 3, 그리고 포트폴리오 준비반으로 나뉘어 운영되고 있다. 모든 프로그램은 미술 · 디자인사고 전문가로 이루어진 교사진이 회의를 통해 직접 개발한다. 아동 연령에 따른 발달 단계를 고려하여 미술사·현대미술·과학·사회 등 여러 가지 주제와 연계된 예술 활동을 진행하며 그 과정에서 학생은 자신의 생각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힘을 키울 수 있다.

5세~7세를 대상으로 하는 STAGE 1 과정은 다양한 재료와 주제를 다루며 아이들의 오감을 자극하고 경험을 확장시킨다. 초등학교 저학년 대상의 STAGE 2 과정은 사고의 확장을 목표로 하며 자신의 생각을 시각화하는 힘을 키운다. 초등학교 고학년 대상의 STAGE 3 과정에서는 회화 · 조형 작업과 더불어 디자인 프로젝트를 경험한다. 마지막으로 중학생 이상을 위한 PORTFOLIO PREP 과정은 개개인에 맞는 목표와 프로젝트를 설정하고 실행하는 포트폴리오 준비 과정이다.

타이니크리에이터 전경     

Q. 타이니크리에이터만의 특징을 말씀해 주십시오.
A. 타이니크리에이터는 디자인사고를 기반으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 디자인사고란 '디자이너처럼 생각하는 방식'이다. 디자이너는 인간이 일상에서 마주하는 문제를 기발하고 세련된 방식으로 해결해낸다. 이를 위해서는 반짝이고 독창적인 아이디어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사용자를 이해하고 상황을 분석하는 능력도 동반되어야 한다. 이렇게 직관적인 사고와 분석적인 사고를 통합적으로 활용하는 사고방식이 바로 디자인사고다. 디자인사고를 기반으로 하는 타이니크리에이터의 정규 프로그램은 아이들의 직관적 사고와 분석적 사고를 균형 있게 발달하도록 돕고 있다.

우리는 작업방식이나 결과물의 형태를 규정해놓지 않는다. 수업 과정에서 선생님과 학생이 적극적으로 이야기하며 작업 과정을 결정하기 때문에 같은 주제 안에서도 어떤 아이는 회화적 결과물을, 다른 아이는 조형 작품을 만들 수 있다. 재료 역시 교실 벽면에 비치되어 있어 아이들이 자유롭게 필요한 재료를 선택하여 사용한다. 우리는 결과물보다 사고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작업 과정에서 아이와 선생님의 대화와 교감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아이들과 선생님이 주제를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토론하고 생각을 발전시켜 나가며 주도적으로 작업의 방향을 선택한다. 모든 결과물은 열려 있다고 생각한다.

Q. 타이니크리에이터 운영에 있어 가장 우선으로 보는 가치관과 철학은 무엇입니까?
A. 아이들이 즐거움 속에서 예술을 향유하고 편안하게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다. 엉뚱한 생각처럼 보여도 잘 다듬으면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탈바꿈한다. 작은 생각이 견고한 결과물로 발전하는 과정은 아이들의 자기효능감을 키워주며 자신의 의견을 지지받는 경험은 나아가 아이가 단단한 내면을 가진 어른으로 성장하는 밑거름이 된다. 아이와 눈높이를 맞추고 아이의 생각과 의견에 귀를 기울이며 유연하게 함께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나가는 것. 이것이 타이니크리에이터 교사진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다.

Q. 현재의 사업장과 시스템을 만들 수 있었던 노하우(Know-how)를 말씀해 주십시오.
A. 첫 번째 노하우는 미국에서 보낸 학창 시절의 경험이다. 미국 고등학교 시절 미술 시간에는 잘 그리는 기술보다 관찰하는 방법을 가르친다. 그리고자 하는 대상과 주제에 관해 탐구하고 고민하거나 교실 밖에 앉아서 자연을 바라보며 선생님과 이야기하는 시간이 더 길었다. 진로를 떠나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중요한 시간이었고, 미술이 예술가가 되기 위한 도구가 아닌 살아가는 데 중요한 도구라는 것을 처음 깨달았던 것 같다. 대학교도 마찬가지였다. 주제를 충분히 이해하고 근거를 찾는 과정은 결과만큼이나 중요했다. 대학에서 배웠던 수업은 지금도 많은 영감이 된다.

두 번째 노하우는 기본부터 충실하게 대하는 태도이다. 처음 미술 교육 기관을 오픈해야겠다 마음을 먹고 퇴사했을 때 가장 먼저 한 일은 영어지도자(TESOL) 자격증을 따는 일이었다. 10년 정도를 미국에서 살았지만, 아이들과 영어로 수업하기 위해서는 기본부터 제대로 공부해야 한다는 마음이 컸다. 영어 지도자 자격증을 딴 뒤, 미술 교육 대학원에 진학해서 아동의 발달 단계와 미술 교육의 특성, 디자인 교육을 깊이 있게 공부했다.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이 가장 우선이라는 생각에 미술 심리상담 자격증도 취득했다. 그리고 사설 교육기관, 외국인학교, 미술관 등에서 다양한 교육 현장에서 배운 것을 적용하고 꾸준히 발전시켜 왔다. 사실 이 모든 것들이 교육기관을 오픈하는데 꼭 필요한 자격들은 아니다. 그러나 내가 만나는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교육을 제공하고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면의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에 기초부터 차근차근 준비했다. 그리고 이러한 든든한 기초와 경험이 기반에 있기에 찾아주시는 학부모님들께 누구보다 자신 있게 믿고 맡겨 주시라고 말씀드릴 수 있는 것 같다.

Q. 서초 스튜디오 외에도 타이니크리에이터 진행하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A. 타이니크리에이터는 창작의 씨앗이 서초에 위치한 스튜디오뿐만 아니라 가정, 미술관, 학교, 기업 등 어디서나 발현될 수 있다고 믿는다. 우리는 다양한 교육 현장에서 우리의 교육적 가치를 실현하고자 크게 세 가지 브랜치로 나누어 운영하고 있다.

첫 번째는 앞서 설명한 스튜디오다. 5세부터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정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각 연령의 발달에 맞는 정규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은 다양한 미적 경험과 더불어 자신의 생각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고, 나아가 디자인적 사고를 활용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배우도록 돕는다.

두 번째는 아트 키트다. 타이니크리에이터는 집에서도 아이들이 쉽게 예술 활동을 접하고 즐길 수 있도록 그리기·만들기 활동을 위한 교재와 재료가 포함된 아트 키트를 제작하고 있다. 교재에는 다양한 드로잉 활동과 더불어 아이들의 만들기 작업을 도와줄 영상이 포함되어 있다. 영상 속 선생님의 설명을 따라 만들다 보면 집에서도 멋진 작품을 만들 수 있다.

마지막 세 번째는 외부 강의 프로그램이다. 타이니크리에이터 교사진은 서초구 스튜디오뿐만 아니라 학교, 미술관, EBS 센터, 기업 등 다양한 외부 현장에서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원데이 미술 프로그램, 디자인·건축 프로그램, 영어 미술, 미술사 강의, 미술 교사를 위한 프로그램 등 아동부터 성인, 전문가 양성을 위한 교육 또한 진행하고 있다.  

Q. 앞으로의 전망과 목표를 말씀해 주십시오.
A. 우리의 목표는 더 많은 작은창작자들과 함께 예술을 향유하는 것이다. 교육자로서 가장 큰 기쁨은 아이들의 성장을 지켜보고 그 곁에서 함께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더욱 많은 친구들이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나누고 키워나가는 과정을 경험할 수 있도록 편안하고 창의적인 공간과 프로그램을 꾸준히 개발해 나갈 것이다.

타이니크리에이터의 거시적 목표는 한국 교육과정 내 디자인사고 교육의 정착이다. 디자인 사고의 중요성을 인식한 미국은 1980년대 후반부터 디자인 중심의 교육프로그램을 시행하였고, 영국 역시 1996년 이후 디자인 과목을 5대 의무 과목 안에 포함했다. 하지만 아직 한국에서는 디자인 교육을 디자이너 양성을 위한 직업 교육에 한정하고 있다. 타이니크리에이터는 서초구 스튜디오를 거점으로 더욱 다양한 교육 현장에서 디자인사고 교육의 중요성을 전파하고 싶다.

Q. 해당 인터뷰 기사를 접하게 될 독자에게 전하실 말씀이 있다면
A. 거대한 세상 앞에서 우리는 모두 작은 창작자다. 미술관에 걸릴만한 화려한 예술작품을 제작하거나 세련된 제품을 디자인하지 않아도 우리는 삶의 많은 순간 창의적이고 예술적인 일을 해내고 있다. 방에 걸 액자를 고를 때, 발표를 위한 시각 자료를 제작할 때, 효율적이고 보기 좋은 방법으로 옷장을 정리할 때와 같이 사소한 순간에도 말이다.

디자인 사고란 창작에 기반하는 디자이너들만의 영역이 아니다. 우리 모두의 일상에 직접적이고 깊숙이 녹아 있다. 디자이너나 화가가 꿈이 아니더라도 우리 아이들이 평범한 일상에서 새로움을 발견하고 창의적으로 발전시키는 방법을 배웠으면 한다. 우리 아이들 안의 작은창작자를 일깨워 주시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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