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정혜인 수습기자ㅣ지난 17일 브라질 산타마리아 연방 대학 로드리고 뮐러 박사팀이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를 통해 2억 3천만 년 전 트라이아스기 파충류 라거페티드(lagerpetid)의 화석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라거페티드는 날카로운 발톱과 부리를 가지고 있어 날지 못하는 파충류 가운데 익룡과 가장 가까운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고대 파충류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파충류의 특징과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던 것이다. 

이렇듯 파충류에 대해서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부분이 생각보다 많다. 특히 파충류는 지능이 낮은 생물로 많이 알려졌는데, 사실 지능이 저평가된 종들이 상당하다. 몸의 크기에 비해 두뇌의 비율이 낮아서 생긴 편견이기도 하다. 특히 악어들은 웬만한 포유류보다 뇌의 크기가 작음에도 초식동물들의 이동 경로를 외우거나, 자기들끼리 대화를 할 수 있다.

사고나 기억, 감정 등을 담당하는 뇌의 능력에 있어서 포유류나 조류보다 아래인 것은 맞지만, 모든 파충류가 그렇지는 않다. 파충류 중에서도 바다악어는 고양이와 비슷한 정도의 지능을 보여준다. 바다악어는 다수의 지능 관련 영역에서 웬만한 포유류를 능가하고, 코모도왕도마뱀도 자기를 돌보아 주는 사람을 알아보거나 간단한 문제 해결을 할 수 있는 지능을 가지고 있다.  

‘파충류’ 하면 낮은 지능과 함께 냉혈동물이라는 이미지가 떠오른다. 동물원에서 비단구렁이를 만져보고 ‘차갑다’고 느끼며 냉혈동물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냉혈동물은 외부의 온도 변화에 따라 체온이 변화하는 동물을 뜻하는데, 피가 차갑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기에 ‘변온동물’이 더 정확한 표현이다. 

파충류는 ‘외온성 변온동물’로 스스로 체온을 만들 수 없다. 그래서 체온을 조절하기 위해 온도가 낮은 아침에는 일광욕하고, 오후에는 그늘에서 쉬면서 체온을 낮춘다. 얼핏 보면 가만히 앉아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체온 조절을 위해서 바쁘게 하루를 보낸다. 기온이나 수온이 급격히 높거나 낮으면 생명에 지장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런 방식으로 갈라파고스 바다이구아나는 체온을 40도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외부 에너지를 활용하는 체온조절 시스템은 에너지 효율이 굉장히 높아서 조금만 먹어도 활동하는 데 지장이 없다. 예를 들어 사자는 하루에 고기 9kg은 섭취해 주어야 한다면, 바다악어는 같은 양의 고기로 3개월은 충분히 버틸 수 있다. 

파충류는 온도뿐만 아니라 습도에도 굉장히 민감하다. 적절한 습도는 체온 유지에도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탈피와도 관련이 있다. 파충류에게 탈피는 성장을 보여주는 지표이자 스스로를 보호하는 행위이다. 습도가 낮으면 탈피가 잘 되지 못하는데, 남은 껍질이 말라붙게 되면 그 부위가 괴사에 이를 수 있다. 

이외에도 파충류는 예민한 부분이 많다. 파충류 중에서도 도마뱀류는 스트레스에 매우 취약하다. 스트레스가 많이 쌓이면 거식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주변에 다른 동물이 많이 보이거나 너무 밝은 빛이 보이면 스트레스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그래서 손으로 동물과 교감하는 ‘핸들링’도 짧은 시간 충분하게 하는 것이 좋다. 

키우기 쉽게 보이는 파충류이지만, 실제로는 섬세하게 보살펴 줘야 하는 생물이다. 파충류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인 온라인 카페의 회원 수는 지난 18일 기준 19만 명을 넘을 정도로 파충류를 반려동물로 기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다. 겉으로 보이기에 어디서든 잘 자랄 것 같아도 까다로우니 파충류 입양은 신중하게 결정하길 권한다.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