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은 가장 쉽게 마음을 전달할 수 있는 매체이다. 사람들은 꽃을 주고받음으로써 감사와 사랑, 슬픔과 위로까지 전달하고 느낄 수 있다. 이러한 꽃을 다루는 플로리스트는 용도에 맞게 꽃을 디자인하고 꽃과 어울리는 다양한 재료들로 공간을 연출해 내기도 하는 예술인이다. 우리나라에서 플로리스트라는 직업이 소개된 지는 오래되지 않았지만, 아름다운 꽃으로 마음을 표현하고 공간을 꾸미는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플로리스트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관하여 하남 오데이지를 운영하는 오주연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오데이지의 창업 취지를 말씀해 주십시오.

A. 대기업 온라인 마케터로 8년을 근무하고, 과장 진급을 앞둔 시기에 아기가 생겨서 육아 휴직을 2년간 하게 되었다. 복직을 준비하면서 다시 직장인의 삶으로 돌아가야 하는지 고민하게 되었는데, 고민을 거듭하면서 내가 남들보다 잘할 수 있고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커지게 되었다. 그러다 가장 행복했던 때를 생각해 보다가 주말마다 갔던 플라워 클래스가 떠올랐다. 꽃을 너무 좋아하고, 어려서부터 손재주 하나는 남달랐기 때문에 꽃집 개업을 결심하게 되었다.

그런데 일반적인 꽃집을 차리기보다는 ‘꽃’을 매개체로 한 예쁜 공간에서 ‘꽃’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소중한 추억을 함께 나누면 일을 하면 그 누구보다 행복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동안 남편과 아기와 다녀온 국내외 수백 개의 카페, 예쁜 공간에서 틈틈이 찍어온 사진들로 운영해 온 SNS를 바탕으로 공간을 직접 설계했고 이 공간을 사람들에게 빌려주는 공간대여 사업까지 함께하게 되었다. 많은 분이 오데이지를 방문하시고 너무 예쁘다고 하시며 사진을 찍어서 SNS에 올려주실 때 정말 뿌듯하고 이 일 시작하길 잘했다고 생각하게 된다.

Q. 오데이지의 주 서비스 분야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오.

A. 고객들의 연령층은 10대 학생들부터 70대 노부부까지 정말 다양하지만, 보통 남성분들이 선물을 위한 꽃다발을 많이 구매하신다. 그리고 플라워 클래스, 생화 정기 구독 서비스는 꽃을 가꾸고 집을 예쁘게 꾸미고 싶은 여성 고객분들이 많이 찾으신다.

Q. 오데이지만의 특징을 말씀해 주십시오.

A. 꽃집들은 대부분 1층 골목길 모퉁이나 상가에 작게 위치해 있다. 오데이지는 '꽃집'이 아닌 '플라워 스튜디오'이다. 꽃, 식물을 판매하고 있지만 온라인 예약 및 주문제로 이뤄지고 있고 오데이지를 찾아 7층에 올라오면 햇살이 잘 드는 카페 같은 멋진 공간을 만날 수 있다.

플라워 클래스를 위해 만들어진 공간이지만 기념일, 브라이덜 샤워, 아기 돌, 생일 등 이벤트를 위한 공간대여도 가능하다. 실제로 많은 고객이 공간대여 서비스를 이용해 주신다. 또한 2주에 한 번 꽃을 배달해 드리는 ‘생화 정기 배송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2주에 한 번씩 제작하는 모든 리플릿 디자인 또한 직접하고 있으며 고객들의 문의에 실시간으로 답변을 보내드리고 있다.

Q. 운영에 있어 가장 우선으로 보는 가치관과 철학은 무엇입니까?
 
A. ‘상냥한 플로리스트 사장이 따뜻하게 맞이하는 감성 가득 꽃집’이 되고 싶다. 꽃다발, 꽃바구니, 부케 등 꽃으로 만들어지는 모든 것들은 상품이 아니라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날에 어떤 목적으로 꽃이 필요한지, 받는 분이 좋아하는 색이나 집 안 인테리어 등을 여쭤보고 선물하는 사람의 마음으로 정성 가득한 작품을 제작한다. 

사실 플로리스트가 겉으로 보기엔 마냥 우아해 보이지만 꽃을 오랫동안 싱싱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 새벽마다 꽃시장을 가야하고 매일 물관리를 해줘야 하며 적정 온도와 습도를 유지해 주어야 한다. 꽃다발을 제작할 때도 신경 쓸 부분이 정말 많다. 진정으로 꽃과 식물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모든 과정에 정성을 쏟고 있다.

생화 정기 구독 서비스를 통해 고객들이 직접 꽃을 다듬고 화병에 꽂으면서 직접 꽃꽂이할 수 있다. 제철 꽃들이 다양하게 구성되어있고 2주 넘게 꽃들이 싱싱해서 신기하다고 그 비결을 물어봐 주시는데, 비결은 단 하나이다. 정성 가득하게 작업을 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Q. 가장 큰 보람을 느낀 사례나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자유롭게 말씀해 주십시오.

A. 꽃시장 사장님의 착오로 꽃을 필요한 날 받지 못할 뻔했던 적이 있다. 그날 새벽 3시에 사장님을 찾아가 겨우 꽃을 받은 후 꽃이 시들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손질하고 꽃다발을 제작하였다. 그 꽃다발을 주문해 주신 분께서 태어나서 받은 꽃 중 최고였다며 극찬해 주셔서 정말 행복했던 기억이 있다.

Q. 현재의 사업장과 시스템을 만들 수 있었던 노하우(Know-how)를 말씀해 주십시오.

A. “누가 역세권도 아닌 건물 7층에 위치한 꽃집을 찾아가?”라는 질문을 정말 많이 받았다. 팔로워가 6천 명이 넘는 SNS 계정을 운영해 본 경험도 있고, 제주도, 샌프란시스코, 스페인에서 숨은 맛집, 예쁜 숙소들을 정말 많이 찾아다녔다. 그때 영감을 받았던 부분들이 모여서 지금 이 공간을 만들었고, 오데이지 로고 또한 내가 직접 손으로 그려서 만든 디자인이다.

대학교 경영학과 수업과 대기업 온라인 마케터로서의 8년간의 직장 생활 등 이 모든 경험이 사업을 운영하는 데에 자양분이 되고 큰 도움이 되었다. 무엇보다 ‘절실함’이 생기다 보니 더 악착같이 검색해서 찾아보고 공부한 결과 나만의 사업, 나만의 공간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

플라워 클래스, 공간대여, 자영업 관련 강의도 많이 들었고, 상가 부동산, 매매·월세 장단점, 소상공인 정책까지 공부했다.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이 가족들과 다른 꽃집, 식물원, 꽃시장 사장님 등 수많은 분의 도움과 조언들 없이는 불가능했다.

Q. 앞으로의 전망과 목표를 말씀해 주십시오.

A. 지독한 경기 불황과 고금리 등 자영업자들에게는 너무나 혹독한 시기이다. “먹고 살기에도 바쁜데 누가 꽃을 사겠나”라고 묻는 분들이 너무 많았다. 오데이지는 꽃으로 장사를 하는 꽃집이 아니다. 정말 순수한 마음으로, 엄마의 마음으로, 딸의 마음으로 꽃을 진지하게 대하고 받는 분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떠올리며 작품을 만든다.

궁극적으로는 이런 마음으로 꽃을 다룰 수 있는 선한 영향력의 플로리스트들이 많이 생겨날 수 있도록 클래스를 늘릴 계획이다. 꽃과 관련된 노하우와 기술은 물론이고 사업을 시작하면서 겪었던 에피소드, 공간대여 사업, 온라인 마케팅까지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경력 단절 여성이나 새로운 취미, 삶의 활력이 필요한 여성 고객님들, 꽃과 관련된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모든 젊은이를 돕고 응원하고 싶다.

Q. 해당 인터뷰 기사를 접하게 될 독자에게 전하실 말씀이 있다면

A. 아마도 전국에 계신 분들께서 이 기사를 접하게 되실 것 같다. 근처에 사신다면 언제든 놀러 오시라고, 오시면 커피 한 잔 드리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또 멀리 사시는 분들께는 ‘생화 정기 배송 서비스’로 오데이지를 만나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그 어떤 꽃집들보다도 예쁜 꽃들을 감각적으로 조합해서 꽃이 주는 행복과 심리적 만족, 기쁨을 전해드리고 싶다. 꽃과 감성이 필요한 날에 오데이지를 찾아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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