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나 지역을 넘어 전 세계 각계각층에서 존경받는 사람들. 그런 역량을 갖춘 인재이자 국가나 기업을 ‘글로벌 리더’라고 부른다. 역사 속 그리고 현재의 시대를 이끌고 존경받는 사람들은 누가 있을까. 그들의 삶의 기록과 가치관 등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시선뉴스=정혜인 수습기자ㅣ재닛 옐런에 이어 제16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의장을 맡고 있는 정치인이자 금융인, 제롬 헤이든 파월. 경제학 전공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2018년에 연준 의장으로 파격 임명된 그는 팬데믹 시기의 경기 침체부터 코로나 버블, 그리고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심각한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는 오늘날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재무부에서의 활동

[사진/Flickr]
[사진/Flickr]

1953년 워싱턴 D.C.에서 태어난 파월은 로스쿨을 졸업해 변호사로 몇 년간 일하다가 월가의 투자은행 Dillon, Read & Co.에서 재직했다. 그러다 Dillon, Read & Co.의 회장이었던 니콜라스 F. 브래디가 1988년 장관으로 임명되었고, 자연스레 파월도 재무부로 들어오게 되었다. 브래디는 90년대 초반에 투자은행 살로몬 브라더스의 국책사업 부정 입찰과 비리 사건과 관련한 청문회에 파월이 참여하도록 했다. 이때 파월은 깔끔한 질의응답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고, 이후 빌 클린턴 정부가 시작되는 1993년까지 미국 재무부 차관을 역임했다. 

미국 연준 이사·연준 의장

[사진/AP 연합뉴스]
[사진/AP 연합뉴스]

파월은 정권이 바뀌자 재무부를 나와, 칼라일 그룹에서 이사로 있으며 막대한 부를 남겼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그를 연준 이사로 지명해, 파월은 2012년부터 연준 이사로 재직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제롬 파월을 재닛 옐런의 후임 의장으로 지명하여 2018년 2월부터 지금까지 미국 연준 의장으로 재임하게 되었다. 사실 미국 연준 내부는 지금까지 아이비리그 경제학 박사가 아니면 배척해 왔기에, 경제학 이론 전문가가 아닌 파월이 연준 의장을 맡게 된 건 굉장히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다. 

비둘기도 매도 아닌 ‘올빼미파’

[사진/Flickr]
[사진/Flickr]

경제정책을 말할 때 크게 ‘비둘기파’와 ‘매파’로 나뉜다. 비둘기파는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낮추고 시장에 돈을 풀며 양적완화를 주장하는 사람을 말하고, 매파는 경기 과열을 막고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금리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을 말한다. 하지만 파월은 둘 중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아 비둘기파와 매파의 중간이라는 의미에서 ‘올빼미파’라고 불린다. 리처드 피셔 전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에 따르면 파월은 술자리에서 와인 두 잔 이상 마시지 않으며 평소에도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으려고 하는 스타일이라고 한다. 

2023년, 여론의 평가

[사진/워싱턴DC EPA=연합뉴스]
[사진/워싱턴DC EPA=연합뉴스]

미국 연준이 인플레이션 결전을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한 지 1년이 넘은 시점인 지난 3월, CNBC에 따르면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가장 신뢰받는 기관으로 꼽혔던 연준에 우호적이라고 답한 미국 국민은 37%에 불과했다. 전문가들로부터는 금리 인상을 너무 빠르게 늦췄다는 평을 들었다. 너무 일찍 시장에 상황 완화의 신호를 주어 인플레이션세를 꺾지 못했다는 것이다. 금리 인상과 관련해서는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하면서 비판이 더욱 거세졌다. 이와 함께 연준과 파월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도 전보다 많아졌다.

한편, 재선에 도전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대규모 부양책 ‘바이드노믹스’를 내세우고 있다. 이 정책으로 미국 경제가 침체를 피하고 연착륙할 수 있을지, 혹은 연준이 성장률 둔화로 인플레이션을 목표치인 2%로 낮추려 하는 상황에서 오히려 인플레이션을 자극할지에 대해 의견이 갈리고 있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가 2001년 이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에 연준과 파월의 행보가 더욱 중요해지는 시점이다.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