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정혜인 수습 기자ㅣ2022년 2월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이 특별 군사작전 개시 명령 선언으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시작된 전쟁이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2014년부터 시작된 전쟁이 2022년 전면전으로 번진 것이다. 그러다 지난 6일, 푸틴이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전보다 자주 이용한다는 ‘호화 방탄 열차’의 내부가 공개되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호화 방탄 열차’는 푸틴이 특수 제작한 것으로, 호화스러운 부대시설을 갖춘 장갑열차이다. 현지시간 6일, 영국 텔레그레프에 따르면 러시아 탐사보도 매체 도시예센터는 전날 홈페이지에 ‘대통령을 위한 하맘’을 제목으로 열차의 내부 사진과 설계도 등을 보도했다. 열차에는 튀르키예식 목욕탕 하맘, 개인 헬스장 등이 있고, 22량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뿐만 아니라 미용실, 바, 영화관까지 이용할 수 있는데, 마사지용 침대와 초음파 치료기, 진공 흡입기 등 전문적인 미용 시설을 갖추고 있다. 특히 미용기기가 실린 객차는 도청 등을 막기 위한 방음 및 차폐 기능에 대한 특별 주문이 있었다고 한다. 열차가 다리 아래를 지날 때 방송이 끊기지 않도록 하기 위한 완충 시스템도 현재 개발 중이다.

이러한 호화 열차에 들어간 총비용은 최소 68억 루블(한화 약 975억 원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제조사 치르콘서비스가 2017년 주문을 받아 다른 계약을 미루고 제작한 열차로, 직원들이 주 7일간 근무하며 완성되었다. 지금도 치르콘서비스는 최소 5억 6천 220만 루블(한화 약 80억 6천만 원) 상당의 객차 3량을 만들고 있다고 한다.

푸틴은 격추될 위험이 있는 전용기보다 열차가 더 안전하다는 판단에 특수 전용 열차를 애용한다. 저격을 차단하기 위해 장갑판도 덧대어져 있고, 열차 안에는 산소호흡기와 심장충격기 등 의료기기도 구비되어 있다.

푸틴 대통령의 특수 제작 열차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푸틴은 2004년 첫 임기 당시, 처음으로 특수제작 열차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당시 사용한 열차도 호화 천연목재와 장식으로 유명했고, 이후 해외 매체들을 통해 간혹 푸틴이 탄 것으로 추정되는 열차의 사진이 공개되었다. 그러나 러시아 대통령실은 “푸틴 대통령은 그런 기차를 타지도, 갖고 있지도 않다”며 부인했다.

한편 현지시간 10일 미국 CNN 방송은 도시예센터가 입수한 도면 문건을 토대로 푸틴의 열차에 대해 보도했다. 유출 문건에는 러시아 대통령실의 입장과는 다르게, 러시아 대통령 경호실인 연방비밀경호국(FSO)이 러시아 국영 철도사와 기차 개조 논의를 했다는 내용이 다수 담겨 있다. FSO 출신 엔지니어이자 2014년 이 기차에 통신 설비를 직접 설치했다는 글렙 카라쿨로프는 “우리나라엔 ‘유령 열차가 있다. 러시아 철도 시스템에는 이 열차가 존재하지도 않고 시간표도 없다”고 말한 바 있다. 

도시예센터가 입수한 문건에서 눈에 띄는 것은 문건 작성 시점이다. 문건이 작성된 2022년 8월 5일에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남부 미콜라이우 인근 민간인 거주 지역에 대대적 공격을 가했다. 잔인한 전쟁이 벌어지는 와중 ’호화 방탄 열차‘에 집중하고 있던 것이다.

하지만 푸틴의 방탄 열차의 존재 여부는 여전히 국가기밀이다. 뉴스위크 일본판에 따르면 푸틴의 열차를 추적해 온 일반인은 정부의 경고에 현재 러시아를 떠나 생활하고 있다. 푸틴의 방탄 열차는 분명히 존재하지만, 앞으로도 어디에도 없는 ’유령 열차‘로 남아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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