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날씨 탓에 옷차림 뿐만 아니라 신발도 가벼워지는 계절이다. 그러나 발이 훤히 드러나는 슬리퍼, 샌들은 시원하다는 장점 대신 발 건강을 위협한다는 치명적인 단점도 가지고 있다. 해마다 여름철이면 무지외반증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 수도 급증한다.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이 새끼발가락 쪽으로 휘고, 돌출된 뼈가 신발 등과 자꾸 마찰하며 통증, 염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처음에는 단순히 미용적으로 보기 불편한 병으로 여기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심하게 휘어지고 통증 악화, 관절 탈구, 관절염 등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심해지기 전에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

원인은 하이힐, 앞이 좁은 신발, 키높이 깔창 등을 착용하는 습관이다. 유전적인 요인이나 유독 발 관절이 유연해 발생하기도 한다. 한 번 무지외반증이 발병하면 치료하기 전까지 계속해서 변형이 진행되기 때문에 아직 통증이 느껴지지 않더라도 엄지발가락이 휘는 것을 발견했다면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엄지발가락이 휘어진 각도가 20도 이하라면 경증, 20~40도 사이라면 중등도, 40도 이상이라면 중증으로 구분할 수 있다. 심한 경우 엄지발가락이 두번째 발가락 위로 올라타거나 두 번째 발가락까지 변형되기도 한다. 또한 변형으로 인해 발가락을 움직이는 힘줄이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해 걸을 때 앞으로 치고 나가는 힘이 떨어지고, 다리 및 허리의 통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초기에 발견한다면 발가락 교정기나 편안한 신발 착용, 실리콘 패드 착용 등의 방법을 우선 시도해볼 수 있다. 더 이상 발의 변형이 진행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으로도 이미 변형된 엄지발가락 관절을 바로잡을 수는 없다.

변형이 상당히 진행되어 걷는 데 불편함을 느끼거나 굳은살과 심각한 통증 등이 동반된다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절개를 통해 튀어나온 발가락뼈 일부분을 골절 후 고정한다. 과거에는 5~6cm가량 절개해야 했으나 최근에는 절개를 최소화한다.

슬리퍼나 샌들, 하이힐과 같이 발 앞쪽으로 힘이 쏠리는 신발을 자주 신을 경우, 무지외반증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엄지발가락이 휘어지기 시작했다면 빨리 병원을 찾아 더 이상 진행되지 않도록 관리하고, 심한 경우라 해도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좋다.

도움말 : 동대문참튼튼병원 관절외과 송광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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