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종일 키보드, 마우스를 조작하며 쉴 때조차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는 현대인들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손목통증에 취약하다. 손목과 손가락을 과도하게 사용하면 손목인대 등이 두꺼워지면서 수근관이 좁아져 손목과 손가락이 저리고 아픈 손목터널증후군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수근관은 손목 앞쪽에 있는 뼈와 인대로 구성된 작은 통로로, 손가락과 연결된 힘줄과 정중신경 등이 지나간다. 그런데 수근관을 이루는 인대가 두꺼워지는 등 손목 조직의 변화로 인해 수근관이 좁아지면 정중신경이 압박을 받아 통증과 더불어 다양한 이상 증세를 일으킨다. 이러한 질환을 바로 손목터널증후군, 다른 말로는 수근관증후군이라 한다.

정중신경은 엄지, 검지, 중지 및 손바닥 부위를 관장하기 때문에 손목터널증후군이 생기면 이 부위가 불에 타는 듯 아프거나 전기가 통하는 듯 찌릿한 느낌이 든다. 유독 손이 시리고 저리며 심한 경우, 아예 손가락의 힘이 빠지거나 감각이 저하되어 손을 사용한 활동이 어려워질 수 있다. 낮보다는 밤에 통증이 더욱 심해지므로 잠을 자다가 통증 때문에 잠을 깨는 경우도 있다. 숟가락질이나 바느질 같은 동작조차 하지 못하게 되면 환자가 정신적인 고통을 호소할 수도 있어 가급적 조기에 치료해야 한다.

여성의 손목이 남성보다 가늘기 때문에 손목터널증후군이 생기기 쉬우며 손을 많이 사용하는 직업군, 예컨대 미용사나 주부, 요리사 등에게 발병할 가능성이 높다. 이 밖에도 임신 말기에 접어들거나 당뇨, 갑상선 질환, 류마티스 관절염, 신부전증, 통풍을 앓는 환자에게 생기기 쉽다. 최근에는 어릴 때부터 각종 디지털기기를 장시간 사용하면서 손목 건강을 해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20~30대 젊은 사람들도 안심해선 안 된다.

손목과 손가락 통증과 저림 등이 이어지면 일종의 자가 진단 방법인 ‘팔렌 테스트’를 통해 간단히 손목터널증후군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양쪽 손목을 90도로 꺾은 상태에서 손등을 마주 댄 후 60초 정도 동작을 유지하는데 이때 손목이 아프거나 손가락 또는 손바닥의 감각이 저하된다면 손목에 이상이 있는 것이므로 신속히 병원을 찾아야 한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진행된 병기에 따라 치료 방법이 크게 달라지며 치료나 재활에 걸리는 기간도 큰 차이를 보인다. 초기나 중기 손목터널증후군은 초음파 유도하 주사치료나 도수치료와 같은 비수술치료만으로도 충분히 호전될 수 있으며 손목 보호대 등을 이용해 손목 사용량을 줄이면 빠르게 증상이 좋아지지만 말기의 경우에는 수술과 재활이 불가피하다. 따라서 증상이 악화되기 전, 진단을 받아 치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통증의 재발을 막고 수근관의 변형을 예방하고 싶다면 수시로 손목 스트레칭을 하며 손을 쉬어야 한다. 팔을 곧게 뻗은 후 손바닥이 하늘로 향하도록 펼친 후 반대쪽 손으로 손가락을 잡고 몸통 쪽으로 끌어당기면 경직된 손목 조직의 긴장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된다. 손목을 과도하게 꺾거나 비틀지 않도록 받침대나 보조기 등을 적절히 사용하는 것도 좋다.

도움말: 의정부 아산힐링탑통증의학과 조우종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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