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정혜인 수습 기자ㅣ꼭 알아야 하는 이슈, 알아두면 좋은 이슈, 2023년 6월 28일 가장 뜨거운 이슈를 ‘팩트’와 함께 전달합니다. 

정부가 라면값 인하 압박 수위를 높이면서 농심과 삼양식품이 7월부터 라면 가격을 내리기로 했습니다. 정부는 라면을 시작으로 제분업계, 유업계 등의 제품가 상승을 막기 위해서 나서고 있습니다. 하지만 식품업계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누적된 여러 비용 상승으로 가격 인하의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오늘 이슈체크에서는 <라면 가격 인하, 물가 안정에 도움 될까>과 관련된 이슈를 살펴보겠습니다.

(조재휘 대리) : 라면 업계가 주요 제품 가격 인하를 결정했는데 이를 통해 제품 가격이 얼마나 달라집니까?
(정혜인 기자) : 27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내달부터 신라면의 출고가를 4.5% 인하하기로 했습니다. 신라면 봉지는 소매점 기준 1천 원에서 950원으로, 즉 50원이 저렴해진 겁니다. 농심은 신라면과 함께 새우깡의 출고가도 1천 500원에서 1천 400원으로 내렸습니다. 이날 삼양식품도 삼양라면 등 12개 라면 제품가를 평균 4.7% 인하한다고 밝혔습니다. 

(조 대리) : 정부의 가격 인하 권고로 농심 등이 제품 가격 인하를 결정하게 된 겁니까?
(정 기자) : 네, 지난 18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한 발언의 영향이 컸습니다. 추 부총리는 라면값 문제와 관련해 “지난해 9월과 10월에 기업들이 많이 인상했는데, 현재 국제 밀 가격이 그때보다 50% 안팎 내렸다”면서 “기업들이 밀 가격 내린 부분에 맞춰 적정하게 내렸으면 좋겠다”라고 언급했습니다.

(조 대리) : 그렇다면 앞으로 밀가루를 사용해서 만들어지는 식품들의 가격 역시 낮아질 수 있을까요?
(정 기자) : 정부가 가격 인하를 압박하더라도 쉽지 않아 보입니다. 라면업체들은 그동안 추 부총리의 발언에 대해 밀가루값 외에는 물류비, 인건비 등 다른 비용이 오른 만큼 곧장 가격을 내리기는 무리라고 했습니다. 또한 제분업계는 정부의 주장대로 밀의 국제 선물 가격을 하락했지만, 수입 가격은 아직도 높다고 전했습니다.

(조 대리) : 밀 선물 가격이 떨어졌다는 것이 어떤 의미죠?
(정 기자) : 국제 선물 시장에서 거래되는 밀 선물 가격이 내려간 것을 말합니다. 제분업계 주장에 따르면, 실제로 밀 가격이 시세에 반영될 때까지는 4개월에서 8개월 정도의 시간이 걸립니다.

[사진/Pxhere]
[사진/Pxhere]

(조 대리) : 밀 선물 가격이 내려갔다고 해서 식품의 가격이 즉각적으로 변하지는 않겠네요. 라면을 제외한 다른 식품들은 어떤가요?
(정 기자) : 네, 하반기부터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각종 식품의 가격이 인상될 전망입니다. 다음 달부터 CU, GS25, 이마트24의 음료, 아이스크림, 통조림 등의 식료품 가격이 25% 인상할 예정입니다. 수입 맥주 묶음의 가격도 오릅니다. 특히 원유 가격 인상이 예정되어 있어 식품 가격 조정에 변수가 있을 조짐입니다.

(조 대리) : 가격 인상에 대해 식품업체들은 어떤 입장을 취하고 있나요?
(정 기자) : 식품업체들은 그동안 가격 인상 요인이 있었지만, 지금까지 미룬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관계자들은 원재료비 부담이 커져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정부의 서민 고통 경감이라는 명분은 이해하지만, 자유경제 시장에서 정부가 과도하게 개입하는 것은 또 다른 부작용을 낳기 마련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조 대리) : 유통업계가 말하는 지금 상황은 어떤가요?
(정 기자) : 네, 제품 가격 결정 요인이 원재료 가격에만 있는 게 아니기에 업계 전체적으로 부담이 크다고 합니다. 정부 움직임을 보면 거의 모든 기업이 가격을 내려야 하는 분위기이지만, 모두가 실적과 주가 등에 미치는 영향을 예의주시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사진/위키미디어]
[사진/위키미디어]

(조 대리) : 반대로 소비자들 역시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겠는데요. 소비자들은 반응은 어떻습니까?
(정 기자) : 소비자단체협의회는 밀가루 하락을 이유로 제빵사 가격 인하를 요구하는 성명을 냈습니다. 특히 제빵 업계 1위 기업인 SPC삼립이 올해 제품 평균가를 12.9% 인상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라면 인하에 대해 한 소비자는 “출고가가 소폭 내려가는 것이지, 소비자가 구입하는 마트 등에서의 가격은 유지되는 것 아니냐”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중장기적인 가격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식품업체에게 기존 수익을 유지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가격 인상입니다. 단기적으로는 가격 인하를 권고하거나 압박하는 것이 도움이 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또 다른 대책이 필요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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