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정혜인 수습 기자ㅣ최근 정부가 수신료 분리 징수를 추진함에 따라 여러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 지금까지 공영방송 KBS는 운영자금 마련 명목에서 TV 수신료를 통합 징수해 왔고, 이와 관련해 국내에서는 수신료 인상, 분리 징수 등 공영방송의 운영 방식 전환에 대해 꾸준히 언급되었다. 해외 공영방송들은 어떻게 운영되고 있을까.

첫 번째, 세계 최초이자 영국 최대의 공영 방송사 ‘BBC’

[사진/위키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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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는 영국 국왕이 내리는 설립 허가증과 같은 ‘Royal Charter(칙허장)’를 근거로 존재한다. 이를 통해 BBC는 막강한 공영성을 가지고 있다. 왕이 직접 방송 허가를 내주는 형태이지만 정치적 독립성을 가지고 있어 영국 정부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기도 한다. BBC를 향한 파업도 그대로 속보에 내보낼 정도로 세계 공영방송 중 공정성이 높은 방송으로 알려져 있다.

BBC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별도로 수신료를 징수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노트북, 태블릿 등을 포함해 TV 수신 기능이 있다면 수신료를 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연간수신료가 우리나라의 약 7.8배 정도이고, 스포츠 경기 중계료는 그 이상이기에 주로 펍에서 시청하는 사람들이 많다. 매년 소비자 물가 지수를 반영하여 자동으로 수신료를 인상하는 물가 연동제를 적용하는 것도 우리나라와 큰 차이점이다.

두 번째, 일본의 유일한 전국 방송이나 다름없는 ‘NHK’

[사진/위키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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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NHK는 상업광고를 편성하지 않고, 우리나라 약 5배의 수신료를 받아 운영되고 있다. 재원의 약 98%(2019년 기준)를 수신료로 충당하는 등 방송 재정의 대부분을 수신료에 의존하고 있다. 같은 시기 한국이 약 46%인 것에 비교하면 굉장히 높은 수준이다. 

수신료는 TV 수상기가 달린 집에 개별로 징수한다. 또 TV 수신 기능이 있는 휴대전화를 가지고 있으면 수신료를 받는 등 방송 시청할 환경이 갖추어져 있다면 모두 내야 한다. 다만, 미납할 경우와 관련한 법이 제정되어 있지 않아 시청자가 수신료를 내지 않고 버티는 사례도 종종 볼 수 있다.

세 번째, 유럽방송연맹의 정회원 ‘ARD’

[사진/위키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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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D는 독일어로 ‘독일연방공화국 공영방송협회’라는 의미를 지닌 독일의 공영방송이다. 수신료와 광고 모두 받고 있으나 엄격하게 광고를 규제하고 있다. 1950년대에 제정된 광고 규제를 현재에도 거의 동일한 수준에서 지키고 있어 광고 수입의 비중이 작다. 광고 규제를 완화한 프랑스나 네덜란드 같은 다른 유럽 국가들과 대조된다.

독일은 광고 규제를 완화하지 않은 대신, 수신료를 지속적으로 인상했다. 이에 따라 재원에서 광고보다 수신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것. 자매방송사인 공영방송 ZDF와 수신료를 나눠서 사용하고 있음에도 매출에서 수신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80%이다. TV 사용 여부와 관계없이 수신료를 징수하고 있기에 가능한 수치이기도 하다.

대표적인 공영방송만 살펴보아도 각각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 위에 언급된 해외의 공영방송 외에도 공영방송은 모두 각국의 방식대로 운영되고 있다. 방송이 그 나라의 특성에 맞추어 만들어지는 만큼 국내의 공영방송도 우리나라에 맞는 방향으로 나아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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