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밀, 먹물, 라벤더 등 강원도 속초 등지에서 나는 원재료를 바탕으로 로컬젤라또를 만드는 디저트 카페 ‘설악젤라또’. 설악젤라또는 2021년 중소벤처기업부가 선정한 ‘로컬 크리에이터’로 선정되며 강원도의 대표적인 청년 로컬 스타트업으로 인정받기도 했다. 오픈한 지 일년도 채 되지 않은 작은 젤라또 집은 어떻게 강원도를 대표하는 디저트 가게가 되었을까. 김승현 설악젤라또 대표를 만나보았다. 

김승현 설악젤라또 대표

Q. 본인소개

한국항공대학교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했다. 공대생이었지만 어렸을 때부터 식음료에 관심이 많았고, 졸업한 후에는 대기업 엔지니어 대신 한 질소 아이스크림 스타트업의 초기 멤버로 합류했다. 이후 속초에 자리를 잡게 되면서 창업의 길로 들어섰다. 첫 창업은 프랜차이즈 식당이었지만 운영의 자율성이 적다는 점이 발목을 잡았다. 그는 첫 회사였던 질소 아이스크림 스타트업 경험을 바탕으로 강원도의 맛을 담은 ‘설악젤라또’를 개발했다.

Q. 설악젤라또의 특징은

설악젤라또는 젤라또를 만드는 데 지역의 자원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국내 1호 유기농 목장인 횡성 범산목장의 우유를 바탕으로 한 ‘설악밀크’ 젤라또나 봉평 메밀을 리조(쌀) 젤라또로 재해석한 ‘봉평 메밀리조’, 속초의 오징어 먹물로 만든 ‘속초 오징어 먹물’이 그렇다. 지역의 자원들을 젤라또라는 콘텐츠로 묶어낸 시도는 로컬 디저트 열풍을 타고 설악젤라또를 속초에서 가장 유명한 젤라또 가게로 만들었다.

특히 지역 생산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에 적극적이라는 것도 특징이다. 횡성 범산목장과는 최초 젤라또를 개발하던 시점부터 인연을 이어오고 있고, 시그니처 메뉴 중 하나인 ‘평창 라벤더’ 젤라또는 평창의 라벤더 농원인 평창라벤다팜에서 원재료를 공급받고 있다. 설악산과 동해바다를 끼고 있는 강원도의 다양한 식재료들이 속초의 작은 젤라또 가게로 모이고 있는 것이다.

설악젤라또

Q. 운영에 있어 주안점은

강원도에는 다양한 식재료들이 있지만, 각 식재료 본연의 맛과 풍미가 잘 느껴지면서도 이탈리아 젤라또 특유의 쫀득함과 밸런스를 잡아내는 것은 쉽지 않다. 단순히 강원도에서만 먹을 수 있는 특이한 젤라또가 아니라 지역 특성과 퀄리티를 모두 담은 ‘특별한 젤라또’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설악젤라또는 젤라또를 만들 때 유기농, Non-GMO, 무농약 원재료를 고집하고 인공색소나 합성착향료를 넣지 않고 재료 본연에서 색과 풍미를 내는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먼 길을 달려 도착한 손님들에게 보기에만 좋은 젤라또가 아니라, 건강하고 영양가 높은 젤라또를 선물하고 싶다.

Q. 포부 및 향후 계획은

우리나라에서는 아이스크림이 주로 정크푸드로 인식되고 있지만, 사실 이탈리아에서 젤라또는 한 끼 식사를 대체할 만큼 건강하고 영양가 높은 음식이다. 아이들이나 가족단위 손님들이 마음 놓고 드실 수 있는 젤라또를 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설악젤라또는 속초의 작은 젤라또 가게를 넘어 로컬 젤라또 사업의 확장을 계획 중이다. 강원도의 맛과 풍미를 담은 젤라또를 어디서든 맛볼 수 있도록 온라인 판매와 B2B 제품 공급을 준비 중인 것. 해썹(HACCP) 인증을 완료한 강릉의 제조사업장을 정비하고, 설악젤라또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담은 제품 패키지 개발과 리브랜딩에 몰입하는 중이다.

Q. 마지막 한 마디

처음 설악젤라또를 시작할 때부터 동네 젤라또 가게에 머물 생각은 없었다. 속초에서 관광객 분들과 지역 주민들에게 인정받은 강원도의 로컬 젤라또를 전국 어디서든 맛볼 수 있게 다양한 채널에 판매와 납품할 준비를 하고 있다. 또한 다양한 유통채널 입점이나 브랜드 콜라보, PB상품 등을 고민하고 있다. 결국 대기업 아이스크림과의 경쟁에서 로컬 젤라또 가게가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압도적인 맛과 퀄리티, 그리고 지역을 기반으로 한 가치 뿐이다. 작은 도전이지만 로컬 스타트업으로서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 노력하겠다.

작은 젤라또 가게의 큰 도전은 어디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대기업과 글로벌 제품들이 난무하는 식음료 시장에서 지역을 담은 작은 가게의 가치가 얼마나 커질 수 있을 지 기대가 된다. 언젠가 우리나라의 맛과 멋을 담은 젤라또를 이탈리아에 역수출하고 싶다며 웃는 설악젤라또 김승현 대표의 웃음에 희망을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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