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김아련] 지난 23일 스포츠계에 번진 이른바 학폭 논란으로 인해 정세균 국무총리가 근본적 변화를 유도할 특단의 대책을 적극 검토해달라고 관계부처에 지시했다. 연일 불거지고 있는 스포츠계 학폭 논란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아보자.

첫 번째, 배구계 쌍둥이 국가대표 자매 학폭 논란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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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피해자는 중학교 배구선수 시절, 쌍둥이 국가대표 자매인 이재영·다영 자매에게 학폭 피해를 당했다고 밝혔다. 피해자는 SNS를 통해 “괴롭히는 사람은 재미있을지 몰라도 괴롭힘을 당하는 사람은 죽고 싶다고 가해자(이다영)가 글을 올렸더라. 본인들이 했던 행동들은 새까맣게 잊었나 보다”라고 폭로했다.

그는 또 “학창 시절 (쌍둥이들에게) 학교폭력을 당한 사람이 자신을 포함해 최소 4명”이라면서 21가지 피해 사례를 열거하기도 했다. 결국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은 지난 15일 학교폭력 논란을 일으킨 소속 선수 이재영·다영 쌍둥이 자매에게 무기한 출전정지 징계를 내렸다. 이어 이번 일로 배구를 사랑하시는 모든 분들께 실망을 끼쳐 드려 죄송하고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프로배구 선수 박상하 논란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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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배구연맹 제공]

또 지난 22일 프로배구 선수 박상하(35·삼성화재)가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고 전격 은퇴를 선언했다. 박상하는 “중학교 시절 친구를 때린 사실이 있고, 고등학교 시절 숙소에서 후배를 때렸다”며 “운동선수 이전 한 명의 성인으로서, 최근 불거지는 스포츠계 학교폭력 논란을 지켜보며 계속 마음이 무거웠다. 중·고교 시절 저로 인해 상처를 받으신 분들께 너무나 죄송한 마음뿐”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19일 박상하의 학교폭력 의혹이 불거졌다. 한 포털사이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중학교 시절 박상하로부터 학폭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피해자의 글이 게재됐다. 글쓴이는 “금성면이라는 시골에서 제천 시내의 제천중학교에 입학했는데 입학식 다음 날부터 지옥이 시작됐다”며 피해 사실들을 적었다. 이에 삼성화재 측은 박상하가 학창 시절 두 차례 학교폭력 가해 사실이 있었음을 인정하고 은퇴 의사를 밝혀 이를 수용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세 번째, 프로 야구계까지 번진 학폭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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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폭 바람은 배구계 뿐만 아니라 프로야구계까지 번졌다. 앞서 온라인상에서 한화 이글스의 A 선수로부터 초등학교 시절 학폭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이가 등장했다. 과거 A 선수로부터 학폭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B씨는 “최근 각종 유명인의 과거 학폭 전과가 드러나면서 혹시나 해서 내가 거쳐갔던 학교를 하나씩 찾아봤다. 끔찍한 기억들을 되짚는 건 별로 좋은 기분은 아니었다. 지금의 내가 우울증을 갖게 된 가장 큰 이유”라며 “한화에 입단한 A 선수는 나를 괴롭혔던 수많은 이름 중에서도 지울 수 없는 이름”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에 한화 이글스는 21일 공식입장문을 통해 “이번 사안의 경우 구단이 다양한 루트를 통해 사실관계를 파악해 본 결과, 당사자들 간의 기억이 명확히 다른 점, 무엇보다 확실한 근거가 될 수 있는 학폭위 개최 기록이 없는 점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안타깝지만 구단의 권한 범위 내에서는 더는 사실관계 입증이 어렵다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고 밝혔다.

학폭 논란으로 얼룩진 스포츠계에서 성적 지상주의와 경직된 위계질서, 폐쇄적인 훈련 환경 등 폭력이 조장되거나 감춰지기 쉬운 구조적 문제점 개선이 시급한 상황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제 스포츠계에서 성적 향상을 위해 때로는 폭력이 필요하다는 잘못된 믿음은 물론 폭력은 어떤 이유로도 용인되지 않는다는 통념이 체육계에 자리 잡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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