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박진아] 가족과 함께 할 때, 혼자서 울고 싶을 때, 사랑하는 연인과 로맨스를 한껏 더 즐기고 싶을 때, 당신은 어떤 영화를 선택하나요? 많은 영화들 속에서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당신에게 무비레시피가 영화를 추천, 요리합니다.    

넷플릭스의 등장은 OTT시장에 큰 변화를 예고했다. 영화사와 배급사들간 적지 않은 마찰이 발생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안정세를 얻은 듯하다. 특히 코로나19로 전 세계의 사람들이 이동을 줄이고 있는 만큼 넷플릭스의 인기는 더 높아졌다. 넷플릭스에서만 보기 아깝다고 여겨지는 영화와 드라마들. 그 중 오늘은 <버드박스>를 소개하고자 한다.  

<영화정보>      
버드박스(Bird Box, 2018)
드라마, SF, 스릴러 // 2018 // 미국  
감독 – 수잔 비에르
배우 – 산드라 블록, 트래반트 로즈, 존 말코비치, 사라 폴슨 

<절대 눈을 뜨지 마라> 
만삭을 한 상태인 말로이(산드라 블록). 태명조차 지을 정도로 아이에 대한 애정이 없다. 

친동생과 함께 병원에서 집으로 돌아가던 중, 병원의 유리창에 스스로 머리를 박아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하는 사람을 보게 된다. 최근 TV를 통해 사람을 미치게 만든다는 러시아의 일이 생각난 말로이는 동생에게 빨리 집으로 가자고 요구한다. 그런데 잠시 뒤, 거리에는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하는 사람들로 넘쳐나고 운전을 하던 동생조차 무엇에 홀린 듯 트럭에 몸을 던져 목숨을 끊는다. 

혼자 남은 말로이는 몇 명의 사람들과 한 집으로 피신을 한다. 그리고 그 사람들과 함께 살아남기 위해 아무것도 보지 않은 채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점점 줄어드는 식량. 결국 그들은 차량의 유리를 다 막고 내비게이션만 보면서 마트로 가 식량과 생활용품을 가지고 오는 데 성공한다. 이때 말로이는 마트에서 새가 악령을 보면 날뛴다는 거승ㄹ 알아채고 새장을 챙긴다. 

잠시 평화가 오는 듯 싶었지만 그들에게는 또 다른 위기가 찾아온다. 정신이상자 게리가 그 집에 들어오게 되고 그자는 일반사람들이 악령을 보고 스스로 목숨을 끊도록 유인하는 사람이었던 것. 

출산이 임박한 순간. 말로이와 함께 있던 올림피아는 동시에 출산을 하게 되지만 게리로 인해 말로이와 아이들 그리고 톰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죽게 된다. 그들은 이 악령의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말로이는 더 엄격하고 더 치밀하게 아이들을 교육하며 이곳에서 빠져나가기 위한 사투를 벌인다. 
 

<하고 싶은 이야기>  
- 소설을 각색한 영화 

영화 <버드박스>는 2014년 출간된 조쉬 맬러먼의 동명 소설을 각색한 영화다. 책과 영화는 그 내용이 거의 비슷하지만 책이 ‘미지의 존재’에 좀 더 집중했다면 영화는 주인공이 아이들과 함께 미지의 존재에서 벗어나가기 위한 노력과 과정에 더 집중했다고 할 수 있다. 기존의 SF와 공포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스토리와 연출은 새로운 장르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기도. 물론 미지의 존재가 무엇인지, 왜 생겨났는지 등에 대해서는 아무런 설명이 없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대한 아쉬움은 나타날 수 있지만, 영화의 구성을 전체적으로 본다면 <버드박스>는 넷플릭스에서만 보기에는 다소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 ‘바라보다’ 
바라보는 것 ‘시선’에 대한 대표적인 영화를 꼽으라면 <눈먼 자들의 도시>를 떠올릴 수 있다. 보이지 않는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와 욕망에 대해 노골적으로 볼 수 있다. <버드박스>는 볼 수 없는 것이 아니라 보면 안 되는 것에 대한 ‘시선’을 주제로 잡았다. 두 영화에서 보여주는 ‘시선’이 같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이를 통해 인간이 욕망하고 바라는 근본적인 생각들을 그대로 확인해 볼 수 있다. 나아가 볼 수 없는 인간이 얼마나 영리하게 살아갈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고민하게 된다. 누군가에게 매일 보여 지고 그것으로 정의를 내리고 살아가는 우리들. 그 ‘시선’의 무게에 대해 깊은 고찰을 하게 만든다.  

눈을 뜨고 세상을 보게 되면 끔찍한 죽임을 당하게(?) 죽음을 자청하는 종말 직전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와 싸우고 있는 우리와 제법 비슷한 것 같은 상황에 등골이 오싹해 진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바이러스와 싸울 수 있는 민족성과 신뢰가 있고 함께 나아가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 버거울 수밖에 없는 현실이지만, 그 안에서도 희망이 있듯 우리도 오아시스를 찾아 떠나는 중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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