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뉴스] ※본 콘텐츠는 동물과 관련된 다양한 사자성어(四字成語, 고사성어)를 소개하며 그 유래를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는 기사입니다.

하찮음을 의미하는 ‘닭’과 ‘개’

닭과 개는 집에서 키우는 가축들로 매우 흔히 볼 수 있는 동물이었습니다. 특히 집에서 서열이 가장 낮은 존재로서 매우 하찮게 여기기도 하였죠. 그래서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을 욕할 때 닭과 개는 빠질 수 없는 수식어였습니다. 하지만 이런 닭과 개라도 사람의 목숨을 구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사자(四字)야! 놀자’ ‘계명구도(鷄鳴狗盜)’입니다.
→ 닭 계(鷄) 울 명(鳴) 개 구(狗) 도둑 도(盜)

‘계명구도(鷄鳴狗盜)’란 “닭의 울음소리를 잘 내는 사람과 개의 흉내를 잘 내는 도둑”이라는 뜻으로 천한 재주를 가진 사람도 때로는 요긴하게 쓸 데가 있다는 의미입니다.

‘계명구도(鷄鳴狗盜)’이야기

제(齊)나라의 맹상군(孟嘗君)의 집에는 여러 재주 있는 식객들이 찾아왔습니다. 그러던 중 진(秦)나라 소왕(昭王)이 맹상군을 재상으로 기용하기 위해 불러들였고 맹상군은 소왕에게 귀한 호백구를 예물로 바쳤습니다.

그런데 진나라의 중신들이 맹상군의 재상 기용을 반대하였고 결국 임명은 취소가 되었습니다. 이에 소왕은 맹상군이 그대로 돌아가면 원한을 품고 보복할 것이라 생각하여 없애기로 하였습니다. 한편 맹상군은 이런 음모를 미리 눈치 채고 소왕의 애첩인 총희를 달래 자신이 무사히 귀국할 수 있도록 간청했습니다.

그러자 총희는 소왕에게 선물했던 호백구를 자신에게 달라고 요구하였고 이에 같이 온 식객 중에서 개 흉내로 도둑질에 능한 사람이 호백구를 얻어오겠다고 장담하더니 정말로 개 흉내를 내 궁의 창고로 들어가 호백구를 훔쳐왔습니다. 맹상군은 이를 총희에게 주었고 결국 총희의 간청으로 석방되었죠.

겨우 그 사지를 빠져나온 맹상군은 밤중에 함곡관에 이르렀는데 이곳은 닭이 울어야 객을 내보낼 수 있다는 관법이 있었습니다. 그러자 닭 울음소리를 잘 내는 자가 닭 소리를 흉내내어 울었더니 모든 닭이 따라 울어 관문이 열렸고 맹상군은 무사히 제나라로 귀국할 수 있었습니다.

‘계명구도’처럼 하찮은 능력이라도 언제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효과는 천차만별입니다.

맹상군은 제나라에서 엄청난 권력가였고 이에 진나라에서도 탐을 냈습니다. 그런 인물에게 닭이나 개의 흉내를 내는 사람은 과연 중하게 보였을까요? 하지만 맹상군의 목숨은 바로 그런 하찮은 개인기 때문에 건질 수 있었습니다.

능력이 출중한 것만이 다가 아닙니다. 능력을 적재적소에 제대로 사용할 줄 아는 것이 중요한 것이지요. 자신의 능력이 남들과 다르고 별 볼일 없다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언젠가 반드시 중요한 일에 쓰일 날이 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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