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드름은 어는점인 약 0도 이하에서 얼기 시작하는데요. 중력의 영향을 받아 아래로 갈수록 뾰족해지는 원뿔형 모양을 띕니다. 그런데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고드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하고 있는 고드름도 있습니다.

전북 진안군에 위치한 마이산에서는 역고드름을 발견할 수 있는데요. 이곳의 역고드름은 중력을 거슬러 자라나는 것으로 대개는10cm 안팎의 길이로 자라고, 가장 긴 것은 30cm를 넘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역고드름의 원리는 어떻게 될까요? 일반적으로는 폐광이나 동굴의 천장에서 바닥으로 떨어진 물이 얼면서 생기는 현상인데요. 마이산에서 만들어지는 역고드름은 물을 담아놓은 그릇의 바닥부터 물이 얼기 시작한 후 그 부피가 팽창하면서 형성됩니다.

다시 말해, 얼음 안에 숨구멍이라는 것이 있고 그 구멍을 통해 아래에서 팽창한 물이 뚫고 올라오면서 역고드름이 되는 겁니다. 이 현상은 신비롭다고 여겨져 매년 겨울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이곳 마이산의 역고드름을 구경하고 또 그 앞에서 소원을 빌기도 합니다. 마이산의 역고드름은 대개 영하 5도에서 10도 사이, 기온 변화가 그리 크지 않고 바람이 불지 않는 날씨에 잘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두 번째로 소개할 고드름은 남극 로스빙붕 인근 리틀레이저백 아일랜드 바닷 속에서 발견된 ‘브리니클’입니다. 브리니클은 고밀도의 염수를 의미하는 ‘브라인(brine)’과 고드름을 뜻하는 ‘아이시클(icicle)’의 합성어로, 해빙에서 해저로 얼음 기둥을 내리꽂는 형태의 거대한 바다 고드름을 말합니다.

1960년대에 처음 발견된 이 고드름은 일반 해수보다 밀도가 높다는 점, 빠른 속도로 자라난다는 점, 맞닿는 모든 것을 얼어붙게 만다는 점을 특징으로 합니다. 특히 마지막 특징, 즉 브리니클이 지나가는 길에서 만나는 해양 생물들은 모두 얼어붙어 버린다는 점 때문에 이 고드름은 ‘죽음의 고드름’이라고 불리도 합니다.

고드름은 한 때 아이들의 놀이의 수단이 되어 칼싸움을 할 때 사용되기도 했고 물을 마시고 싶을 때면 고드름을 녹여서 입을 축이기도 했습니다. 오늘날에는 이 고드름이 다소 위험하고 또 깨끗하지는 않다는 점 때문에 앞서 언급한 행동들을 하지는 못하지만 누군가의 추억이 서린 존재로, 또 겨울이라는 계절을 실감하게 하는 존재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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